광주 서구청 공직자들이 재판 중인 서대석 청장의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 연명에 동참하면서 부적절 논란이 일고 있다. 서 청장은 재임 전 비위로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는 상태다. 구청 측은 청장과는 무관하다며 선을 긋고 있지만, 시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서 청장은 2015년 광주환경공단 사업과 관련, 업체 대표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1심에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첫 항소심은 지난달 11일 열렸고, 오는 22일 두 번째 공판을 앞두고 있다. 이런 시점에 공직자들이 탄원서 연명에 나선 것을 두고 일각에서 눈총이 쏟아지고 있다.

탄원서는 구정에 전념할 수 있도록 재판부가 관용을 베풀어 달라는 게 주요 골자다. 구청 실·과는 물론 동행정복지센터에 근무하는 공무원 상당수가 동참한 것으로 전해졌다. 명부는 부서단위 릴레이 방식으로 전달됐으며, 부서장이 취지 설명도 곁들여졌다. 또 실무자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명부가 오간 부서도 있었다.

이를 두고 지역정가에서는 사적인 일에 공조직을 가동한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무원들을 줄 세우기하는 것으로도 비춰져 정치적 도의상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서 청장이 소속된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부정적 기류가 감지된다. 이에 따라 탄원서 연명이 오히려 역풍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서구청 공직자들의 탄원서 연명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구청장 구명운동에 나선 것으로 봐야 한다. 그러나 이번 재판은 재임 전 사적인 비위라는 점에서 비난을 받기에 충분하다. 직원들이 내부 게시판을 통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지만 구청장이 직접 제지에 나서 논란을 종식시켜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