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매일=오지현 기자] 광주시가 여자 프로배구단 유치에 성공했다. 호주계 금융기업인 페퍼저축은행은 여자프로배구단(이하 페퍼배구단)을 창단, 13일 시와 연고지 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이용섭 광주시장과 장매튜 페퍼저축은행 대표이사가 참석해 협약서에 서명했다.

이 시장은 “프로 스포츠는 선수들의 경기력과 ‘팬심’으로 똘똘 뭉친 연고지의 활약이 승패를 좌우한다”며 “페퍼저축은행이 광주시의 에너지를 바탕으로 힘차게 날아오를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장 대표는 “광주 배구팬의 뜨거운 열망과 이용섭 시장을 비롯한 많은 분들의 적극적인 열정에 감명받아 광주를 연고지로 결정하게 됐다”며 “시의 우수한 지역 배구 저변을 기반으로 유소년 배구팀을 적극 지원하고, 향후 배구 연고지인 광주에서의 사업도 확장하며 고용 창출에도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시는 치밀한 전략, 준비된 인프라, 지역사회의 간절한 열망을 통해 이번 페퍼배구단 유치에 성공했다.

시는 지난달 1일 한국배구연맹에 연고지 유치의향서를 제출, 일주일 후인 8일 조인철 문화경제부시장을 단장으로 김준영 문화관광체육실장, 정순애 광주시의회 부의장, 전갑수 광주광역시 배구협회장, 김민철 조선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 등으로 유치추진단을 꾸려 전방위적인 유치활동에 나섰다.

4월 초 한국배구연맹과 기존 6개 구단 간 회의에서 프로배구의 광역화를 위해 신생팀의 연고지를 광주로 할 것을 권고하면서 유치전은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시는 생활배구 활성화 및 저변 확대와 시민들의 유치열망을 집중 부각했다. 또한 시는 배구 전용구장으로 리모델링을 마친 염주종합체육관과 보조구장 활용이 가능한 빛고을체육관 등의 인프라를 장점으로 내세우며 페퍼저축은행이 광주와 전주에 지점을 운영하면서 지역사회와 긴밀한 연결고리를 갖고 있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열악한 지역 스포츠 환경에서 막대한 운영비가 들어가는 프로팀이 제대로 정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나온다.

페퍼저축은행이 광주를 연고지로 결정했으나 선수단 숙소와 훈련장은 본사가 있는 경기 성남에 마련하는 데다 경기 또한 광주와 수도권에서 나눠 치를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광주가 ‘진짜 연고지’가 맞느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프로배구단이 대부분 수도권에 있는 상황에서 선수들이 지방 이동에 따른 체력 소모 등을 든다면 연고지 이동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연고지 계약 기간이 5년이라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광주에서 수익이 나지 않는다면 결국 페퍼저축은행이 수도권으로 다시 연고지를 옮기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장매튜 페퍼저축은행 대표이사는 “광주를 중심으로 호남에서 장기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약속한다. 광주가 앞으로 여자 배구의 중심도시가 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5년 후 광주에 완전히 정착할 것이다”고 말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지방 연고라는 어려운 결정을 해준 만큼 일정 정도의 지원은 불가피해 보이나, 배구단을 활용해 지역을 알리는 홍보 효과가 더 클 것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장매튜 대표는 이날 협약을 기념하고 시와의 힘찬 도약을 약속하며 지역 배구인재 양성을 위한 후원금 1억 원을 쾌척했다.

        오지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