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매일=임채민 수습기자] 광주지역에 조성된 특화 거리가 지자체의 무관심 속에 컨텐츠 없는 평범한 길거리로 전락했다.

특히 ‘향토 문화 거리’·‘정율성 거리’·‘아시아 음식 문화 거리’·‘동리단길 카페 거리’는 간판만 내걸고 실제 내용은 사실상 전무한 실정이어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6일 광주시와 일선 지자체에 따르면 구도심을 중심으로 조성된 8개의 특화 거리는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지원 받고 있다.

구도심 활성화를 위해 지정된 8곳의 특화 거리는 동구의 ‘나무전 거리’와 ‘전자의 거리’, ‘조대 장미의 거리’를 비롯해 북구 ‘공구의 거리’, ‘건축자재의 거리’, ‘자동차의 거리’, ‘패션의 거리’, ‘오리요리 거리’ 등이 중소기업청으로부터 사업비를 지원받고 있다.

특화 거리로 정식 등록되지 않았지만, 동구 인쇄의 거리, 웨딩의 거리, 예술의 거리, 음식의 거리, 북구 향토문화의 거리, 광산구 떡갈비의 거리, 남구 맛의 거리, 정율성 거리, 통기타 거리, 동구 동리단길 카페거리 등도 특화 거리로 불리고 있다.

하지만 조성 당시에만 홍보와 관리에 열을 올렸을 뿐 조성 뒤에는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아 특색 없는 거리로 전락하고 있다. 남구의 ‘정율성 거리’는 양림동 양림휴먼시아 인근에 2009년 역사문화마을조성사업 일환으로 5,000만원을 들여 거리를 조성했지만 키오스크는 고장나 사용이 불가능했고, 전시작품마저 훼손된 채 방치돼 있다.

북구의 ‘향토 문화 거리’도 마찬가지다. 37억원을 투입해 퇴폐업소를 없애고 북구평생학습문화쉼터와 공영 주차장까지 마련해, 당시 거리에는 22개소의 문화 관련 업체들이 성황을 이뤘지만, 현재는 인근 재개발 지역 아파트 공사로 곳곳이 공사 중이고 문화 관련 상점이나 서점을 대신해 편의점, PC방 등이 자리 잡고 있다.

반면 남구 양림동 펭귄마을에 위치한 ‘공예특화거리’는 다른 특화 거리와는 다르게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남구는 양림동 201번지 일대에 2020년 15개의 점포를 입주시키고 공방 육성과 새로운 문화 확산 관련 산업 활성화 사업 일환으로 5억 4,000만원을 들여 거리를 조성했다.

현재 이곳은 펭귄마을과 근대역사문화 관광 거리를 연계한 관광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공예특화거리는 공방 상인들과 광주디자인진흥회와 함께 플리마켓, 공예체험, 공예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어 지자체와 상인들이 협심해 특색있는 거리를 만들고 있다.

남구청 관계자는 “거리 활성화를 위해 상인들과 주기적으로 간담회를 열어 문제점을 보완하고 있다”며 “상인들이 서로 경쟁하기 보다 협력하는 거리를 만들어 시민들에게도 친근한 거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임채민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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