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매일=오지현 기자] 광주시가 국가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사용될 슈퍼컴퓨터의 연산능력을 ‘세계 10위권’이내로 부풀려 논란이 일고 있다.

운영 방식도 국가 주도에서 민간으로 변경되고 시가 2월 초 진행된 착수식에서 밝힌 고성능 컴퓨팅 기반(HPC) 방식이 아닌 표준방식(GPU)을 도입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본래 시가 공언했던 슈퍼컴퓨터의 연산 처리 능력이 저하됐다는 지적이다.

21일 광주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2월 4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꿈의 시작, 광주’를 슬로건으로 국가 AI 데이터센터 투자협약 및 착수식을 개최했다.

시는 이날 착수식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함께 광주 북구 첨단 3지구 4만 6,200㎡ 일대에 ‘AI 융복합단지’를 조성하고, 그 첫걸음으로 약 3,000억 원을 투자해 오는 2023년까지 데이터센터 설립을 완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는 첨단3지구 AI 융복합단지 일대에 연면적 3,144㎡로 건립될 데이터센터에 들어설 슈퍼컴퓨팅 연산능력을 88.5PF(페타플롭스), 저장용량 107PB(페타바이트)라고 설명하며 “이는 현재 수준 국내 최대 규모이며 세계에서도 10위권 이내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88.5PF는 1초에 8경 8,500조 번의 부동 소수점까지 연산할 수 있는 기술적 능력을 의미한다.

그러나 고성능 컴퓨팅(HPC)방식이 표준방식(GPU)으로 변경되면서 연산능력이 떨어졌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연산처리를 하나의 컴퓨터처럼 사용해 진행하는 고성능 컴퓨팅 기반(HPC)의 슈퍼컴퓨터 설계 방식에서 다수의 사용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연산처리 공간을 나누는 표준설계 방식으로 변경할 경우 대규모 연산 과정에서 분할된 GPU를 병렬 연결해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병목 현상으로 성능이 저하될 수 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실제 현재 데이터센터의 저장 용량은 107PB로 그대로나, HPC는 당초 발표한 88.5PF에서 GPU 클러스터 68.5PF, HPC 20PF로 변경됐다. 이는 세계 23위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이로 인해 시는 데이터센터와 관련해 꾸준히 홍보해 온 ‘세계 10위권 이내’가 사실상 과대홍보가 아니냐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에 시 관계자는 “변경된 연산처리과정 구축 후 성능 측정은 NHN과 협의해 판단할 예정이라 실측 규모는 아직 알 수 없으나, 각종 빅데이터를 여러 업체가 사용할 경우 표준설계방식이 더 효율적이다”며 “세계 10위권이라는 것은 슈퍼컴퓨터 성능이 아닌 구축규모를 말한 것이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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