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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공항 이전 후 광주도 생각하자

최영태 전 전남대 인문대학장

2021년 04월 08일(목) 18:41
최영태 전 전남대 인문대학장
광주 군 공항 이전문제가 약간 희망을 보이는 것 같다. 국무총리실 산하에 광주 군 공항 이전 범정부협의체를 구성하고, 여기에 광주시, 전남도, 국토부, 국방부 등이 참여하며, 국무조정실장이 책임을 맡기로 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12일 광주시 시민권익위원회가 광주시에 제시안 권고안의 핵심 내용은 첫째로 민간공항 이전은 군 공항과 함께 추진하라, 둘째로 군 공항 이전은 정부(국방부)가 주도하라는 것이었다. 권고안은 여론조사에 응답한 광주시민 다수(79.5%)의 의견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시민권익위원회가 권고안을 내고, 광주시가 권고안을 수용해 공항문제를 4자 협의체에서 결정하겠다고 발표하자 전남도가 강하게 반발했다. 이런 갈등과 마찰은 역설적으로 민간공항만이 아닌, 군 공항 이전문제까지 정치권의 큰 관심사가 됐다. 정부와 정치권이 군 공항 이전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민간공항문제도 풀릴 수 없고, 이 문제로 인한 시도 간 마찰은 집권 여당에도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인식한 것이다. 이낙연 전 대표 등 민주당의 지도급 인물들이 앞다투어 군 공항 이전문제는 중앙정부가 주도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광주지역 정치권도 중앙정부에 군 공항 이전문제를 정부가 주도하라고 더 강력히 촉구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직접 나서고, 국무총리 산하에 범정부 협의체 구성이 이뤄진 배경이다.

이 경험에서 보듯 이해관계가 다른 사안에 대한 해법은 마찰을 피하고자 미봉책으로 사태를 땜질·봉합하는 방식이 아니라 터트릴 것은 터트리면서 근본적 대책을 찾는 것이다. 또 하나 시도 간의 진정한 상생은 시·도민들의 공감과 동의를 토대로 해야 가능하다. 국무총리실까지 나섰고 내년 대선도 있으므로 정부가 군 공항 이전문제에 대해 상당한 성의를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광주시민이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 있다. 군 공항 이전 대상지가 나타난다고 해서 모든 것이 풀리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광주로서는 군 공항 이전 대상지의 확보 못지않게, 군 공항을 옮긴 후 248만 평이라는 거대한 땅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가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공항 부지 248만 평은 여의도의 3배, 상무신도심 지역의 2.5배 규모이다. 광주는 인구가 줄고 있고, 아파트는 포화상태이다. 지금 건설되고 있는 아파트에 대해서도 과잉공급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일반적으로 신도시 건설은 인구가 증가해 기존 주택으로는 한계를 드러낼 때 행한다.

광주시민은 군 공항 이전 문제와 관련해 다음 두 가지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첫째, 248만 평의 용지를 무엇으로 채울 것인가이다. 둘째, 송정지역 이외 다른 5개 구의 공동화 현상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이다. 항공기 소음피해 문제가 10여만 시민의 관심사라면 군 공항 터의 활용방안은 150만 시민의 관심사이다.

공항 주변 땅값을 기준으로 현 공항 용지를 매각하면 군 공항 이전사업에 드는 5조 7,000억 원은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부동산업자들이나 할 수 있는 말이다. 거기에 첨단산업이 들어설 수 있도록 하고, 아파트 대신 전원주택단지가 들어서게 하며, 영산강 및 황룡강과 어우러진 대한민국 최고의 관광단지를 만드는 차원에서 미래를 설계해야 한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가. 정부는 처음 군 공항 부지 조성 때 광주시민으로부터 토지를 매우 싼 값으로 징발했다. 광주시민은 수십 년 동안 많은 소음피해를 입으며 국방정책에 협력했다. 지역균형발전도 정부의 주요한 과제이다. 상무대 이전 때처럼 광주시는 정부(국방부)로부터 일정한 면적을 무상 양도받아야 한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일부는 이전 대상지 결정이 우선이라고 말한다. 지금 이전 후 개발문제까지 거론하면 이전이 어려워진다고 말한다.

그러나 군 공항 이전 후 광주를 생각한다면 절대로 그렇게 말할 수 없다. 군 공항 부지의 개발은 광주시가 생긴 이래 가장 큰 프로젝트이다. 대충 넘어가면 절대로 안 된다. 광주시민 모두가 군 공항 부지를 어떻게 하면 광주의 희망으로 만들 수 있게 할 것인지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도산 안창호 선생의 말씀 ‘당신은 주인입니까?’로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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