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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닮아 섬뜩한 한빛원전과 체르노빌원전
2020년 11월 22일(일) 18:03
박원우 편집국장
영광에 자리한 한빛원전이 또 다시 말썽이다. 기준에 미달하는 가짜부품을 사용하고 격납건물에 구멍이 생긴데 이어 이번엔 핵심설비인 원자로 헤드가 부실하게 공사된 사실이 새롭게 확인됐다.

한빛원전에서 수년전부터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르고 있지만 종합적인 점검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주민들을 더욱 공포스럽게 만드는 것은 치명적인 부실시공 의혹이 제기된 상황에서도 '점검결과 문제가 없었다'고 발표한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의 안이한 태도다.

한수원은 그동안 위조된 검증서를 통해 들어온 가짜부품 수천개를 사용했을 때에나 격납건물에 구멍이 뚫렸을 때 등 이런 저런 문제가 발생할때마다 작업자의 단순한 실수라던지, 인수인계 과정에서 빚어진 시스템상의 문제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식의 대응을 해왔다.

격납건물에 구멍이 뚫리고, 원자로 헤드까지 규격에 맞지 않는 용접을 했는데도 한빛원전에 문제가 없는 것인지 근본적인 점검이 필요해 보인다.

매년 각종 고장으로 가동이 정지되는 일이 일상다반사로 일어나고 있는데도 지금껏 외부전문가들까지 참여하는 종합적인 점검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자체가 참 놀랍다.



원자로 헤드 부실시공 확인



수백만명의 생명에 치명적인 위협을 가할 수 있는 원자력발전소가 가짜 부품을 사용하는가 하면 격납건물에 공극이 생기고 냉각기를 비롯한 핵심시설에서 드라이버, 망치와 같은 작업도구가 발견되는 등 부실시공과 안전의식이 결여된 운영으로 주민들을 불안케 하고 있다.

사실 핵발전소는 사소한 실수로도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지난 1986년 4월 우크라이나에서 발생한 체르노빌 원전 폭발은 인류 최악의 방사능 유출 사고로 손꼽힌다.

체르노빌 원전사고 역시 사소한 문제에서 비롯됐다. 경험이 부족한 야간 교대조가 원자로의 안전 시스템을 시험하던 중 사고가 발생했다. 안전시스템 시험도중 폭발이 일어나 원자로와 지붕과 측면에 구멍을 냈고 거대한 원자로 뚜껑이 공중으로 날아갔다. 이 과정에서 치명적인 방사능 오염 구름이 대기 중으로 흘러나와 유럽을 오염시켰다.

원전 주변 100개 마을이 거주가 불가능한 폐허가 됐고 상당히 떨어진 12개주 2,000개 마을 에서도 방사능 피해가 발생했다. 우크라이나에서만 총 300만명 이상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되는 등 피해규모는 상상을 초월했다.

눈여겨 볼 것은 우크라이나 정부가 지난 2003년 4월에 공개한 과거 KGB 비밀문건 중에는 1986년 사고 이전부터 체르노빌 원자로에서 결함이 드러났었으며, 1982년에도 사고가 발생해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에 방사능이 방출된 적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특히 체르노빌 발전소 원자로 물품에 결함이 있었으며, 1982년 방사능 누출 사고 후 전문가들은 사고가 재발될 위험이 크다고 경고했었던 내용도 드러났다.

한빛원전과 체르노빌 원전은 여러면에서 놀랍도록 닮아있다. 한빛원전에도 2003년부터 2012년까지 위조된 검증서를 통해 들어온 기준미달 부품이 대거 사용됐다. 원자로 별로 투입된 기준미달 부품은 5호기 2,547개, 6호기 2,590개, 3호기 31개 등이다.

또 체르노빌 원전 폭발전 방사능 누출사고가 있었듯이 한빛원전 역시 지난 2014년 10월 3호기가 증기발생기 세관 누설로 정지되면서 방사능 기체가 외부로 유출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한빛원전은 유출된 방사능이 제논, 아르곤 등 8개 핵종 총 1.11기가 베크렐로 연간 법적 허용치의 0.05%, 일반인 연간 선량한도(1mSv)의 약 380억분의 1정도 미세한 양이라고 밝혔지만 4차례 시료를 분석하면서 별도 장비 분석이 필요한 삼중수소 검출 검사는 누락한 것으로 드러나 신뢰성 논란이 있었다.



잦은 고장이 대형사고 불러



허버트 윌리엄 하인리히(Herbert William Heinrich)는 산업재해 사례 분석을 통해 산업재해 중상자가 1명 발생하면 그 전에 같은 원인으로 경상자가 29명, 부상 당할 뻔한 잠재적 부상자가 300명 있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래서 하인리히 법칙은 1:29:300법칙이라고도 한다. 대형 사고는 우연히 또는 어느 순간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전에 반드시 경미한 사고들이 반복되는 과정 속에서 발생한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밝혀낸 것이다.

체르노빌 원전과 흡사한 패턴의 고장을 반복해서 일으키는 한빛원전이 핵발전소인지 핵폭탄인지 제대로된 점검을 해볼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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