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기념재단과 전남매일이 공동 주최한 5·18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 제20회 5·18마라톤대회가 24일 오전 광주 승촌공원 축구장 일원에서 열렸다.

5·18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며 매년 5월 개최됐던 5·18마라톤대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수차례 연기됐고,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되면서 이날 규모를 줄여 철저한 방역속에 진행됐다. 광주·전남 지역민 약 300여명이 참가했으며 남녀 10㎞와 하프코스로 나뉘어 열렸다. 장소도 상무시민공원이 아닌 승촌공원 일원으로 옮겨 진행됐다.

10㎞는 승촌보 축구장을 출발, 승촌보다리, 신창마을을 거쳐 다시 축구장으로 돌아오는 코스로, 하프는 승촌보 축구장을 출발, 승촌보다리, 금빛가람전망대, 신창마을, 서산길삼거리를 거쳐 다시 축구장으로 돌아오는 코스로 열렸다.

코로나19로 인해 5·18마라톤대회는 많은 부분에서 변화가 불가피했다. 전국민이 5·18을 기리는 것을 의의로 두는 마라톤이지만 코로나19로 인해 타 지역민들은 접수를 받지 않았다. 광주·전남 지역민들만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체온체크와 함께 건강상태확인서를 쓰고 대회에 임했으며, 거리를 두며 출발하면서 순위는 넷타임(기록증으로 측정한 순위)으로 결정됐다.

하프코스 남자 1위는 마성민씨(37)가 1시간10분53초42, 10㎞ 남자 1위는 정헌씨(48)가 34분37초32의 기록으로 차지했다.

개회식도 단촐했다. 이철우 5·18 기념재단 이사장, 김선남 전남매일 사장, 윤목현 광주시 민주인권평화국장만 대회장을 찾아 참가자들을 격려했고, 민중의례와 스트레칭후 곧바로 참가자들이 출발했다.

이철우 5·18기념재단 이사장은 대회사를 통해 “5·18은 시민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전세계에 보여줬다. 이러한 시민의 위대한 힘은 코로나19로 힘든 상황에서도 다시한번 느껴지고 있다”면서 “민주화를 위해 힘차게 뛰었던 80년 5월을 생각하며 전진하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한 희망을 품고 달려달라. 5월정신 계승의 주인공임을 잊지 말고 방역수칙을 지키며 그동안 닦은 기량을 발휘해 부상없이 완주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선남 전남매일 대표이사는 환영사를 통해 “올해 코로나19 사태로 대회를 축소 개최했다. 오늘 하루만이라도 5·18을 기억하고 5월 영령들을 위로하는 날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며 “쾌청한 가을 날씨에 지난 1년간 괴로웠던 심신을 훌훌 털어버리시고 상쾌한 하루 보내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대회 참가자들을 규모 축소를 아쉬워하면서도 코로나19로 인해 제약이 많은 가운데 대회에 참가하고 뛸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 만족감을 드러냈다.

지난해 대회 5.18㎞ 남자 1위를 한뒤 올해 하프코스 도전 약속을 지키고 1위까지 차지한 마성민씨는 “바람이 조금 불기는 했지만 마라톤을 하기에 매우 좋은 날씨였다”며 “그동안 코로나19때문에 달릴 기회가 없었는데 이렇게 달릴 수 있는 장소와 대회가 열렸다는 것만으로 너무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수피아여고 동창 4명과 10㎞에 참가한 임수정씨(28)는 “마라톤을 뛰는 것은 처음이라 마지막에 숨이 턱 끝까지 차오는 느낌에 힘들기도 했지만 친구들과의 좋은 추억이 또 하나 쌓인 것 같다”며 “다음에는 연습을 충분히 해서 오늘 마라톤을 함께 뛴 친구들과 함께 또 뛰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주건우군(전남중 3년)은 “10㎞ 마라톤은 처음이다. 학교에서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 배웠는데 조금 더 알고 싶은 마음에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5·18 마라톤 대회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신청하게 됐다”면서 “평소 역사에 관심이 많은데 5·18 민주화운동 40주년과 5·18 마라톤대회 20주년을 기념하는 대회에 참여하게 돼 감회가 새롭고 내년에도 뛰어보고 싶다”고 희망했다.

/최진화·김종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