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속초의 '칠성조선소'는 1965년부터 3대에 걸쳐 운영하던 조선소 현장을 그대로 살린 카페를 열어 소셜미디어에서 입소문을 타고 핫플레이스가 됐다. 여기에 전시관을 열고 뮤직페스티벌을 개최하는 등 새로운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하였다.

이와 같이 지역의 자원, 문화유산·지리적·산업적 특성 등에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접목한 비즈니스 모델과 제품 등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창업가를 '로컬크리에이터'라고 부를 수 있다.

이들은 자연 유산 또는 오래된 역사와 문화에서 콘텐츠를 발굴하고 재생해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으로 재창조하여 전달함으로써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혁신한다.

최근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라이프스타일은 개인이 지향하는 가치판단을 기초로 이루어지는 가치소비의 경향이 뚜렷해지는 한편 건강식품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가족과 개인 단위의 관광·레저 활동이 증가하는 방향으로 변화되고 있다.

미래의 도시의 모습은 세대가 함께 자연과 인공물, 개발과 보존이 공존하며 역사를 품은 도시어야 한다. 목포시의 근대 문화 유적은 스마트 어버니즘(Smart Urbanism)을 구축할 수 있는 잠재적인 자산이 될 수 있다.

또한, 도시재생은 공동화된 도심의 오래된 건물을 부수고 새로 짓는 물리적 재생이 아닌, 지역콘텐츠가 뒷받침되는 가보고 싶고 살고 싶은 도시로의 전환이어야 한다. 광주시 양림동의 펭귄마을이 전형적인 사례가 아닌가 한다.

광주와 전남 지역은 맛의 고장이며, 풍부한 역사·문화자원, 관광과 레저를 위한 자연환경 등 로컬크리에이터가 활동하기에 아주 좋은 여건이 조성돼 있다.

우리는 주위에서 사회적 선망의 대상이 되는 대기업을 퇴직하고 자신만의 비즈니스를 추구하는 젊은 세대를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사회에서 정해준 모범적이고, 보편적인 삶이 아니라 자신만의 가치 지향을 통해 스스로 만족하는 삶을 영위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이 서로 교류하고 공감하는 네트워크를 갖출 때 로컬크리에이터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지자체는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지역의 고유한 자원을 활용한 청년 창업가를 성장시켜 우수한 인재들의 역외유출을 줄이면서 도심공동화 같은 도시문제를 해결하는 로컬크리에이터 육성에서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중소벤처기업부도 힘을 보태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밀착의 새로운 창업정책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로컬크리에이터를 육성하는 사업을 올해부터 시작했다.

지난 6월, 140개 팀을 선정하는 첫 번째 사업에는 3,000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려 22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였고, 청년 창업가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해 올해 3차 추경을 통해 140개 팀을 추가로 지원할 예정이다.

우리 지역에서도 지역콘텐츠, 로컬푸드, 지역기반제조 등의 분야에서 광주 맛집 온라인플랫폼, 순천만 갈대착화제, 재주상회 등 25개 과제가 선정돼 가능성을 보여줬다.

로컬크리에이터들은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매개자 역할을 해야 한다. 또한, 지역의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단계를 넘어 콘텐츠를 물리적 공간과 미디어에 담아내고 네트워크를 만들어 수익화하는 모델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러한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은 마케팅 플랫폼으로 이어지면서 사회적 가치는 동반되고 지역은 점점 더 풍요로운 토양이 되어갈 것이다. 이를 자양분으로 지방 도시들은 사회적, 경제적으로 성장해갈 것이다.

우리 지역이 로컬크리에이터들이 꿈꾸는 도시공동체를 만들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창업하고 지역의 가치를 실현하는 지속가능한 생태계로 성장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