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 졸업장을 준다니 고맙긴 하지만 아직도 그날의 진실은 밝혀지지 않고 5·18 주범들이 버젓이 활개를 치고 있는 게 한이 맺혀요.”

1980년 5월 27일 최후 항쟁의 날. 당시 서광여중 3학년에 재학 중인 김명숙 학생은 이날 저녁 친구 집에 가다가 전남대 용봉천 주변에서 계엄군으로부터 좌측 골반에 총상을 입고 사망했다.

40년 세월이 흘렀지만 고 김명숙 학생 어머니 양덕순씨(여·82)는 되레 죽인 자는 당당하고 죽은 자는 죄인이어야 했던 당시의 현실이 지금 생각해도 참으로 고통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40년이 지난 현재 아직도 이 땅의 민주화를 위해 희생된 학생 선배들의 사연 등 모든 기록이 목격자나 유족들의 증언으로 이뤄져 상황이 과장되거나 부정적인 경우가 많고, 일부는 사실 자체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이에 광주시교육청이 80년 5월 당시 제대로 꽃을 피우지도 못하고 계엄군의 총탄에 맞아 희생된 학생들 중 학업 중단자를 대상으로 명예졸업장을 수여한다.

1980년 5·18 민주화 운동 기간에 시민군의 일원으로 활동했던 학생들은 헌혈, 간호, 사망자 수습, 선전 활동 등에 다양하게 참여했고 그 결과 학업을 마치지 못한 학생이 다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교육청은 지난해 12월부터 5·18 학생 기념탑(2005년 준공)에 수록된 247명(56개교)의 학생 참여자 명단을 확보해 해당 학교를 대상으로 졸업 여부 및 학적 현황, 명예졸업장 수여 여부 등을 전수 조사했다.

이번 조사를 통해 대상자 247명 중 정식으로 졸업장을 수여받은 학생은 175명, 이후 명예졸업장을 수여받은 학생은 15명으로 확인됐다. 1980년 5·18 이전 학업 중단자 및 전학 등의 이유로 확인할 수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 올해 명예졸업장을 받을 1차 대상자 32명(20개교)의 명단을 정리했다.

시교육청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5·18 민주유공자 관련 단체의 확인 절차 및 해당 학교와 협의를 거쳐 5·18 민주화 운동 40주년을 기념해 명예졸업장 수여를 추진할 방침이다.

앞서 시교육청은 지난 2015년 5·18 민주화 운동 당시 희생된 학생들에 대한 구술사 자료집인 ‘5월, 청소년을 기억하다’를 발간했다. 또 지난 2016년부터 관내 15개교, 18명에 대한 희생자 기념사업을 추진해 왔다.

장휘국 교육감은 “1980년 5.18 민주화 운동 당시 많은 학생들이 참여했으며 이를 기억하고 기념하는 것은 학생들의 눈높이를 고려한 가장 효과적인 역사 교육이자 민주시민교육이라”며 “시교육청은 명예졸업장 수여를 포함해 5·18 학생 참여자를 기억하고 기념하기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시행하겠다”고 밝혔다./조기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