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흡연자와 비흡연자 간 주민 갈등을 줄이기 위해 도입한 금연아파트 지정 사업이 실효성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흡연자와 비흡연자 간 주민 갈등은 물론 일선 보건소도 단속인력이 부족해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광주 5개 자치구에 따르면 금연아파트는 총 46곳이 지정됐다. 지역별로 보면 동구 6곳, 서구 2곳, 남구 11곳, 북구 11곳, 광산구 16곳 등이다.

금연아파트는 지난 2016년 개정된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라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 입주한 가구수 절반 이상의 동의를 받은 후에 관련 서류를 보건소에 제출하면 자치구에서 해당 아파트를 금연아파트로 지정한다.

금연아파트는 공용공간인 복도, 계단, 엘리베이터, 지하주차장 등 4곳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하고 이곳에서 흡연하다 적발되면 1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을 수 있다.

하지만 화장실이나 베란다, 방안 등 기존에 주민 간 갈등을 일으키던 공간에서의 흡연은 사적인 공간이라는 이유로 단속 대상에서 제외됐으며, 금연구역으로 지정된 4곳의 단속 실적은 5개 자치구 모두 전무한 실정이다. 보건소도 단속인력이 부족해 금연구역에서 흡연하는 행위를 단속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아파트 단지 금연구역 내 흡연자를 적발해 과태료를 부과하려면 사진 등 증거가 필요하고, 자필 사인 등을 통해 본인이 흡연한 사실을 인정한다는 확인서도 발부해야 한다. 카메라를 들이대 사진을 찍을 경우 사생활 침해 문제가 불거질 수 있는 데다 이웃 간 갈등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남구 주민 김 모씨(30)는 “복도나 계단, 엘리베이터, 지하주차장에서의 흡연은 금연아파트로 지정되지 않더라도 흡연이 거의 없는 곳이다”며 “화장실 환기구가 연결된 각 세대로 담배냄새는 여전하다. 이름만 금연아파트라고 해놓고 일반 아파트와 다른 점을 느낄 수 없다”고 성토했다.

북구 주민 임 모씨(54)는 “금연아파트로 지정하면서 흡연자들이 흡연할 공간이 현저히 줄었다. 흡연자를 죄인으로 낙인찍는 것이 금연아파트의 실태”라며 “단지 내 흡연 부스도 없는데 집에서도 흡연을 하지 말라고 하면 흡연자는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일선 구 보건소 관계자는 “단속인력이 부족해 매일 금연아파트마다 돌아다니며 점검할 수는 없다. 집안 내부는 개인 공간이기 때문에 흡연이 가능하지만 되도록 사방이 꽉 막힌 방안에서의 흡연을 추천하고 있다”면서 “아파트 주민들이 스스로 금연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매일 단지 내 방송 홍보 등을 장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종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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