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즐겨찾기 추가
닫기
광주인권상 수상자, 인도네시아 학살 고발한 벳조 운퉁

고등학생때 정치범 낙인…10년간 투옥

2020년 03월 20일(금) 15:18
인도네시아 군사독재정권에 맞서 민주화운동과 인권 보호 활동에 헌신한 벳조 운퉁(72)이 올해 광주 인권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5·18 광주 인권상 심사위원회는 20일 5·18기념재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벳조 운퉁 인도네시아 대학살 연구소 대표를 올해 광주인권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벳조 운퉁은 지난 1965년~1966년 당시 고등학교 시절 수하르토 군사독재정권이 좌익 청산을 구실로 자행한 대학살을 목격했다.

그는 목격한 직후 독재정권의 만행을 알리다 정치범으로 낙인찍혔다. 이후 수배돼 도피 생활을 이어갔지만, 1970년 자국 군사정보국에 붙잡혔다.

전기고문을 비롯, 쥐·뱀·도마뱀·곤충들을 잡아먹어야 했던 상상할 수 없는 환경에서 구금 생활을 했다.

여러 감옥으로 이송되며 10년 동안 비인간적인 환경에서 무급의 강제 노동를 강요받았다. 극심한 영양실조로 건강도 악화됐다.

그는 1979년 10월 24일 국제사회의 압력으로 석방됐다. 석방 이후에도 모든 이동 경로를 군 지휘관에게 보고하고, 옛 정치범을 알리는 신분증을 소지해야 하는 등 끝없는 사회적 구금과 박해에 시달렸다.

그는 1999년 4월 7일 자신이 목격한 대학살의 실체를 알리기 위해 동료들과 인도네시아 대학살 연구소를 설립했다. 인도네시아 전역을 누비며 피해자와 희생자 가족을 만나 정당한 배상을 받을 수 있게 도왔다.

벳조 운퉁은 또 2015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국제재판의 증인으로 나서 대학살을 증언했다. 이 재판에서 1965~1966년 수하르토 군사독재정권의 반인도적 범죄가 공식 인정됐다.

심사위원회는 “독재정권에 의한 투옥과 신변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민주·인권운동에 투신한 벳조 운퉁의 활동이 전 세계의 인권 운동가들과 민주 사회를 염원하는 시민들에게 큰 영감을 줬다”고 수상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5·18의 숭고한 정신은 그의 활동을 통해 실현됐다. 이번 인권상 선정은 아시아 여러 국가의 이행기 정의 실천이란 역사적 책무 완성과 민주주의 발전, 인권 신장, 평화를 향해 나아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5·18기념재단은 광주 인권상 수상자와 추천인들에게 선정 사실을 알렸다.

시상식은 10월 말에 열릴 예정이다.

한편, 5·18민주화운동 정신 선양을 취지로 마련된 광주 인권상은 2000년 첫 수상자를 선정한 이후 지난해까지 개인 22명, 단체 7곳이 선정됐다. /김영민 기자

실시간뉴스

많이 본뉴스

자치

전매인터뷰

사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