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즐겨찾기 추가
닫기
보조금, 새로운 혁신의 길을 가다
2020년 03월 19일(목) 19:47
최근 행정은 민간과의 협업이 가장 많이 일어난다. 재정분야 협업은 대부분 집행과정에서 일어난다. 가령 행정보다 전문성이 더 높은 민간의 노하우를 활용하기 위하여 대규모 시설이나 전문기관은 민간위탁을 한다. 행정보다 잘 할 수 있는 기관이 있을 경우에는 대행사업비를 지원한다. 보조사업도 있다. 문화와 예술, 산업과 경제 등 각 분야에서 민간이 보유하고 있는 역량을 극대화할 필요가 있는데 민간은 그 활동을 수행할 재원이 부족할 경우에는 그 사업에 소요되는 재원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한다.

얼마 전 광주 남구 시니어클럽에서 운영하는 ‘명아주 지팡이 사업단’ 어르신들이 손수 만든 청려장이 기술과 솜씨를 인정받아 보건복지부에 납품하고 있다는 기사를 접한 적이 있다. 이 청려장은 명아주의 줄기로 만든 지팡이로 매년 노인의 날을 기념해 100세를 맞이한 어르신들에게 대통령 이름으로 선물하고 있다고 하니 사업에 참여한 어르신들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보조금 제도가 낳은 성과다.

- 부정사용 사업자 참여 제한

이와 같은 보조금제도는 행정서비스 효율화는 물론 품질의 고도화도 가져다 줄 일거양득의 재정제도다. 그러나 보조금을 받는 단체가 도덕적 해이에 빠지거나 보조목적 외의 행위에 사용하게 되면 부정이나 오남용이 발생하게 된다. 그래서 행정에서는 수 차례에 걸친 제도보완을 하였다. 사업자 선정에서의 공모, 보조금의 잘못된 집행을 사전에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만든 ‘유리알 시스템’ 등이 그것이다. 또 사후평가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지방재정법은 매 3년마다 그 보조금의 일몰여부도 평가하도록 되어 있다.

광주시는 올해 보조금 분야의 과감한 혁신을 선도하고자 한다. 전국에서 가장 모범적으로 잘 정비되고 강화될 혁신방안은 다음과 같다. 우선 보조금사업 참여기회를 투명하게 공개하고자 한다. 공모 예정사업을 사전에 누구나 볼 수 있도록 올해부터는 사업현황을 시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

또 보조금 집행 전 과정을 시작부터 종료까지 각 단계별로 확인한다. 새로 구축한 보조금관리시스템을 통해 실시간 모니터링을 하고, 확인결과 보조금을 부정사용한 사업자에게는 보조사업 참여를 제한한다. 보조사업자 선정은 원칙적으로 공모를 통해 결정한다. 그 과정은 두 단계로서 과정의 객관성과 투명성을 담보하기 위해 외부위원을 포함한 심사단을 구성해 1차 자체 심사하고, 보조금심의위원회에서 사업자를 최종 선정한다. 집행과정에서는 사전컨설팅과 상시점검을 통해 관리하고, 관계자에 대한 교육도 더욱 강화해 보조금의 부정사용을 미연에 방지할 것이다.

- 하위평가 30% 예산 삭감·폐지

특히 합리적 기준 없이 관행적으로 지원되는 보조금이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예산집행 후에는 매년 성과평가를 실시해 왔는데 올해는 이를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평가대상 사업을 모든 사업으로 확대한다. 그 동안은 3년이 도래한 사업만을 대상으로 했었다. 평가는 자체 평가와 서류평가를 중심으로 했는데 지난해부터는 전문 용역기관에 의해 실시하고 있다. 특히 행사·축제분야는 금년도에 시행하는 각 행사와 축제를 전수 모니터링까지 할 예정이다. 평가결과를 통해 도출된 하위 30%에 대해서는 다음연도 예산을 삭감하거나 폐지까지도 고려하고 있다.

고전에 만초유불가제(蔓草猶不可除)라고 했다. ‘덩굴이 무성하면 제거하기 곤란하다’는 말로 모든 일은 초기에 올바르게 처리하지 않으면 나중에는 어찌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는 뜻이다. 선제 조치의 필요성을 잘 나타내주는 말이며, 시가 추진하고자 하는 보조금 혁신의 의미를 잘 나타내준다고 하겠다.

광주시 재정은 지역의 미래와 공동체적 삶의 가치를 위해 시민께서 흔쾌히 내어준 귀한 종잣돈이다. 그 소중한 돈을 합리적으로 운용해 모든 시민의 일상을 바꾸고 삶을 윤택하게 하는 밑거름으로 삼는 것은 행정의 책무다. 그것이 곧 광주공동체의 지향점이고 도시의 밝은 미래를 여는 첩경이기 때문이다.
/김광휘 광주시 기획조정실장

실시간뉴스

많이 본뉴스

자치

전매인터뷰

사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