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지역 4년제 대학 1학년에 재학 중인 A씨는 방학을 맞으면서 더 바빠졌다. 취업을 희망하는 회사의 토익 기준 점수가 750점 이상이어서 겨울 방학 동안 외국어는 물론 취업에 필요한 각종 자격증 공부에 전념하기로 했다.



# 올해 대학교 입학을 앞둔 B씨는 현재 공무원 시험 준비에 여념 없다. 주변 친구들 중에는 수능이 끝나자마자 인터넷 강의를 등록하고 공부하는 등 시험 준비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겨울방학을 맞아 광주지역 대학생과 새내기들이 각종 스펙 쌓기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방학을 단순히 여가활동 개념이 아닌 자기계발의 시간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좁아지는 취업문에 대한 부담감에 따른 변화로 풀이된다.

1일 광주지역 외국어 학원 등에 따르면 1월 개강을 앞두고 대학생들의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학생들의 주요 관심분야는 어학연수, 자격증, 공모전, 봉사활동 등이다.

실제 광주의 A외국어학원의 경우 오는 3일 개강 수업의 강의 신청이 모집공고 10일 만에 마감됐다.

3일 개강을 앞둔 광주의 한 공무원학원의 경우도 2~3년 전부터 예비 대학생들이 등록에 대해 문의하는 사례가 늘었다.

학원 관계자는 “입시 경쟁에서 벗어난 예비대학생들이 취업 걱정에 사로잡히면서 공무원 시험에 관심도 높아졌다”며 “준비기간도 평균 2년여 가량 소요돼 졸업하기 전 임용을 꿈꾸며 문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AI (인공지능)가 유망분야로 떠오르면서 문의도 잇따르고 있다.

김상민씨(23)는 “AI가 유망 직업으로 떠오르고 있다”면서 “현재 광주에는 마땅한 학원이 없어 자격증 취득을 위해 서울에서 머물 생각이다”고 말했다.

공모전을 준비하거나 성형을 계획하는 학생들도 많다.

실제 지역의 한 성형외과의 경우도 12월~1월 사이가 성형에 대한 문의와 예약이 많은 시즌이다. 외모도 스펙이라는 그릇된 사회의 인식에 따른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주미씨(21·여)는 “기업 대다수가 블라인드 채용을 한다고 하지만, 여전히 채용비리는 끊이질 않고 있어 취업에 대한 불신은 가시지 않는다”면서 “결론적으로 경쟁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스펙이 좋아야 한다. 외국어는 기본이고 봉사활동도 모자라 성형까지 하려면 방학기간인 2달도 빠듯하다”고 털어놨다.

이 같은 현상은 치열해지는 경쟁의식과 스펙 쌓기에 매몰된 사회 분위기에 따라 학생들이 압박감에 사로잡혀 자기계발에 열중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광주 지역청년단체 관계자는 “입시경쟁을 한차례 경험해본 20대 들은 취업이라는 또 다른 경쟁의식에 사로잡히게 된다”면서 “그렇다 보니 마냥 놀지 못하고 대학생활을 하면서도 취업 입시 굴레 속에 살아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정부도 이를 공감하고 청년들의 취업을 위한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피부로 느끼지 못해 보다 실질적인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나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