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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력특수 아주 까마득한 옛말입니다”

현장르포-동구 인쇄의 거리 가보니
전남도청 이전 대형인쇄 업체 등장 원인
매년 30% 주문량 줄어…향토업체도 외면

2019년 11월 26일(화) 19:04
“달력특수는 옛 말 입니다. 사라진 지 오래됐죠. 향토기업조차 달력을 주문하지 않아요.”

25일 오후 광주 동구 금동 동구 인쇄 거리. 상권 밀집 지역인 구 시청에서 동구청 방면 골목길에 인쇄업체가 즐비하다. 5년 전까지만 해도 10월~12월은 신년달력제작으로 바빴다. 하지만 지난 2005년 전남도청 이전을 시작으로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기업형 인쇄업체와 디지털 매체까지 등장 하면서 한때 1,000여 곳에 달한 업체는 360여 곳으로 줄었다.

인쇄 거리 한 업체에 들어서자 직원 3명이 탁상용 달력 제작에 여념 없었다.

전지에 인쇄된 인쇄물을 틀에 맞춰 자른 뒤 스프링 작업까지 하면 달력이 완성된다. 이 같은 방식으로 시간당 3,500부가 순식간에 제작된다.

인쇄의 거리 대다수가 생계형 영세업자다 보니 인쇄부터 제본까지 달력 제작 전 과정을 소화할 수 있는 업체는 극히 드물다. 대부분 영세업체들이 인쇄와 종이 제단·제본 등 분야별로 세분화해 일감을 가져오고 있기 때문이다.

B씨는 “대다수가 영세업자다 보니 전 제작을 소화하기 힘들어 원청업체에서 분야별로 발주를 받아 일감을 가져오고 있다”면서 “10월 말부터 달력 주문이 밀려 오는데 올해는 주문이 좀 늦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에 밀려 달력 제작을 주문하는 기업도 줄었다. 이러다 보니 영세업체 간 가격경쟁도 불가피 하다.

인쇄업자 C씨는 “일감이 너무 없어 입찰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원가보다 낮게 써내는 등 무리를 할 수 밖에 없다”면서 “탁상용 달력 150부당 100만원인 원가를 70만 원까지 낮춰 본적도 있다”고 털어놨다.

광주·전남인쇄정보산업협동조합 관계자는 “인쇄업이 어려워 입찰을 신청하더라도 원가를 써내는 것은 쉽지 않다”면서 “입찰 사업에 참여 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춘 곳도 손에 꼽을 정도이다”고 하소연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매출액은 매년 30% 이상 감소하고 있어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D씨는 “소상공인지원센터에서 인건비 명목으로 예산을 지원해주고 있지만, 사실상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날로 어려워지는 인쇄업계의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운영을 할 수 있는 지원책을 마련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나라 기자         이나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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