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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광주 유일 연탄공장 남선산업

연탄공장 1년 가운데 가장 바쁜 일상
직원 15명 하루 10만장씩 찍어내 ‘구슬땀’

2019년 11월 21일(목) 19:09
21일 광주 남구 송하동 남선산업 컨베이어벨트에서 나오는 연탄을 한 소매업자가 트럭에 옮겨 싣고 있다.
[전남매일=광주] 이나라 기자 =“수요가 줄어도 연탄을 찾는 사람은 언제나 있기 마련이죠. 일 년 중 겨울이 바쁜 시기에 속 합니다”

광주지역의 마지막 연탄공장인 남구 송하동의 남선산업. 이곳 직원들은 1년 가운데 가장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바로, ‘연탄의 계절’ 겨울이 코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21일 오전 8시 연탄을 구입하기 위해 남선산업을 찾는 소매상들로 북적였다. 연탄 구입 순서를 기다리던 소매상들은 커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기도 했다. 지난 1954년 남선 산업이 문을 열 당시 만하더라도 송암산단 주변으로 4곳의 연탄공장이 더 있었다. 오랜 경쟁을 벌이다 모두 폐업하고, 광주에선 유일하게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곳이 이곳 남선산업이다.

사업이 잘 풀리던 시절 남선산업은 150명의 직원이 하루 동안 100만장 이상을 찍어냈다. 현재는 직원 15명이 하루 10만장을 겨우 맞춰 공장을 꾸려 나간다.

전라도권은 겨울철 난방 연료로 연탄을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매출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최적의 지역이다. 더욱이, 광주와 전라도권에서 운영되던 연탄공장이 잇따라 폐업하면서 전국에서 가장 분주하게 움직이는 공장 중 한 곳이다.

대체연료가 급변하면서 연탄의 생산 감소는 오래전부터 예견됐다. 이런 분위기를 감지하고 남선산업은 연평균 생산량을 15%씩 줄여 왔다. 올해 경우, 이보다 더 많은 22%까지 줄였다. 지난 2010년 정부가 G20정상회의 자리에서 국제사회에 약속한 화석연료 보조금 폐지 계획에 따라 연탄공장들이 생산량을 줄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재 정부의 보조금 폐지 조치로 공장 한편엔 연탄의 주원료인 석탄이 수북이 쌓여 있다. 연탄은 100% 석탄으로 만들어진다. 국내산 무연탄과 수입산 무연탄이 적절히 섞여 완성된 제품이 탄생한다.

무연탄을 분쇄해 만든 분탄을 모형 틀에 넣고 찍어내면 구멍 24개가 뚫린 14~15cm짜리 완성품이 소비자에게 최종 전달된다.

방진 마스크 등 안전 장구로 무장한 작업자들은 “쿵덕 쿵더덕” 소리를 내며 끊임없이 돌아가는 윤전기 작동 유무를 살핀다. 컨베이어 벨트에서 완성된 연탄이 나오자 기다리던 소매상들의 손도 바쁘게 움직인다. 레일 속의 좋은 연탄을 골라내야 하기 때문이다. 연탄 소매업을 운영해 온 경력도 20년 이상의 배테랑이다 보니 연탄 선별작업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소매업자들은 연탄 소비가 날로 줄고 있지만, 거래처 등 수요가 꾸준해 문을 닫을 순 없다.

연탄 소매업을 하는 곽모씨(63·전북 정읍)는 “이젠, 연탄만으로 돈벌이가 수월치 않아 농사와 병행하고 있다”며 “찾는 사람이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연탄으로 따뜻한 겨울을 보내는 이웃이 있어 문을 닫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모씨(66·영광)도 “5년 전 정읍의 연탄공장이 문을 닫아 광주공장을 찾고 있다”면서 “점차 연탄을 생산하는 곳은 사라지고 있지만, 서민들이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힘닿는 데까지 운영하고 싶다”고 밝혔다.

남선산업의 한 관계자는 “점차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줄어들어 운영에 어려움이 많다”며 “연탄이 아직까지 소외계층 겨울나기에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어, 사명감을 갖고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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