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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학원가 성적 위해 체벌 '충격'

폭언·벌금·신ㅊ낙서에 성추행까지 심각
강사 고소 현실적 한계…보호 대책 시급

2019년 11월 19일(화) 19:11
#1 광주 남구 한 학원에 다니는 고등학교 2학년 박모(18)군은 학원에만 다녀오면 손바닥이 퉁퉁 붓는다. 매일 학원에서 보는 시험에 통과하지 못해 매를 맞기 때문이다. 박군은 “계속 매를 맞다 보니 이제는 익숙하다”며 “체벌에 아무도 문제제기를 하지 않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2 올해 종합학원에 들어간 조모(18) 양은 채 한 달도 되지 않아 학원을 그만뒀다. 일부 교사들은 쪽지 시험에서 틀린 문제 수만큼 회초리로 손바닥을 때리는가 하면 모욕적인 언행도 서슴지 않았다. 조 양은 “어떤 학생은 수업시간에 졸았다는 이유로 회초리로 머리를 맞았고, 손으로 자기 뺨을 세게 때리라고 강요받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학교에서는 사라져 가는 체벌이 학원가에서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감시가 소홀한 학원에서는 체벌이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9일 광주시교육청과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학원 체벌은 법적 규제사항으로 교육기본법과 아동복지법, 광주시 학원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조례 모두에서 금지돼 있다. 조례상 벌점 규정도 있어 심할 경우 운영정지뿐만 아니라 등록말소까지 가능하다. 하지만 일부 학원가에서는 성적 향상을 이유로 체벌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시민단체가 광주시내 특정 지역 학원가 실태를 조사한 결과 대다수 학생이 학원에서 체벌을 목격하거나 경험한 것으로 확인됐다. 손바닥 때리기는 물론 강의 중 수업 태도가 바르지 않거나, 문제를 잘 풀지 못하는 학생에게는 욕설과 폭언에 벌금을 걷는 사례도 있었다.

모 학원의 경우 30문제를 출제해서 틀린 문제 한 개당 3000원씩의 벌금을 내고 지각할 경우 이른바 ‘얼차려’(앉았다 일어서기)를 100회 실시하고, 숙제를 안 해 온 남학생 2명에게 각자 상대방 뺨을 때리도록 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또 다른 학원에서는 ‘엄격한 관리’로 성적을 올린다는 식으로 홍보하는 곳까지 있으며, 학부모 중에는 학원이 요구한 체벌동의서를 써주는 경우도 있었다.

성추행 사례도 적발됐다. 암기를 못할 경우 유성 매직으로 팔에 공식을 적거나 산만한 학생의 손을 청테이프로 묶어 두거나 떠드는 학생의 입을 청테이프로 붙이는 등 엽기적인 체벌까지도 벌어졌다고 학벌없는사회는 주장했다.

중3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아들로부터 주변 학원과 강사들의 폭력 얘기를 종종 듣는다”며 “방학에는 자녀가 학원에 머무르는 시간도 많아지는데 정부 차원에서 학원폭력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학생이 직접 강사를 고소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고, 강사나 학원장이 금고 이상의 형을 받기 전까지는 학원이 계속 운영되기 때문에 학생 보호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학교든, 학원이든 학생에 대한 체벌은 똑같이 금지돼야 한다”며 “학생이 아동이든 성인이든, 학원 강사들은 학생을 인격적으로 대우해야 하고, 이게 지켜지지 않았을 때는 반드시 제재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벌없는사회 관계자는 “성적이 낮을수록 학생의 미래가 절망적이라고 해석하는 사회 분위기가 팽배해 학생들을 학원으로 내몰리고 있다”며 “시교육청은 하루빨리 전수조사를 통해 법령에 따라 엄중하게 행정처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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