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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원 한전 광주전남본부장

영화‘커런트 워’를 보고 느낀 전기의 소중함
전남매일 특별기고

2019년 10월 16일(수) 09:12
임철원 한전 광주전남본부장
최근 영화 ‘커런트 워’가 전기(電氣)에 대한 영화라는 얘기를 듣고, 평소 관심이 많은 내용이라 꼭 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영화관으로 향하였다. 영화는 19세기 후반 미국의 전력 송전방식을 두고 직류(DC)를 주장한 에디슨과 교류(AC)를 주장한 웨스팅하우스 사이의 경쟁을 주로 다뤘지만, 그 외에도 전기가 발명되고 세상이 어떻게 빛으로 밝혀져 나갔는지에 대한 흥미진진한 내용들이 많았다.

토마스 에디슨은 ‘발명왕’으로 아주 친숙하지만, 최초로 전기회사를 설립하여 사업을 시작한 것으로도 유명한 인물이다. 1931년 10월, 에디슨 사망 후, 당시 미국 후버 대통령의 제안으로 미국 전역은 밤 10시에 1분간 모든 전등을 소등하였다. 암흑 속에서 그를 추모하며 전기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느껴보기 위한 것이었다.

생전 처음으로 전기로 밝혀진 빛을 보던 순간 그 시대 사람들이 느꼈을 감격은 정말 대단했을 것이다. 영화 속에서 전기의 우수함을 알리기 위해 한밤중 들판에 전구들을 가득 꽂아놓고 불을 켤 때나, 25만 개의 전구가 시카고 박람회장을 낮처럼 밝힐 때에는 그 빛의 아름다움에 영화 속 사람들과 함께 나도 가슴이 뭉클해질 정도였다.

우리 시대에는 이미 전기가 늘상 곁에 있어 친숙하고, 손가락 한번, 터치 한번으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인식되다 보니 그 소중함과 고마움을 느끼기가 힘들다. 전기는 발전소에서 주로 원자력, 석탄, 가스 등 유한한 자원으로 생산되는 유한한 에너지라는 것도 곧잘 잊곤 한다.

만약 자연재해 등에 의해 국가 전력망에 문제가 생긴다면 어떻게 될까?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의 2014년 “미래안전보고서”에 따르면, 광역정전과 동시에 교통수단 기능이 마비되고, 1시간 만에 정수장의 기능정지로 식용수의 공급이 중단된다. 7시간 이상 지속되면 항공편 통제에 문제가 발생하고, 10시간이 지나면 통신망의 기능까지 마비되면서 국가기반시설 전체의 기능을 상실할 수 있다고 한다. 만약 전기의 공급이 계속 중단된다면 세상의 모든 기능이 멈추게 될 것이다.

전기는 이렇듯 물과 공기처럼 일상생활에 없어서는 안되는 존재임에도, 세상의 인식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우리는 광주-서울 간 편도 기차요금 4만원이나 월 통신요금 5만원은 기꺼이 지불하면서도, 한달 사용한 전기요금 4만원은 “전기 쓴 것도 없는데 너무 비싸다”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사실 안정적인 주파수와 세계 최저의 정전시간 및 송배전 손실률 등, 세계 최고수준의 품질을 자랑하는 전기를 아주 저렴하게 쓰고 있는데도 말이다. 전기를 정전 없이 공급하고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생산‧운송의 각 단계마다 막대한 노력과 관리, 비용이 투입되는 것을 감안하면 우리의 전기요금은 결코 비싼 것이 아니다. 가정용 전기요금을 기준으로 kWh당 미국은 148원, 일본은 245원에 비해 우리나라는 125원으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영화에서 백열전구가 어둠을 밝히는 걸 보며, 어렸을 때 한밤중에 정전이 되어 촛불을 켜놓고 어두컴컴한 동네를 내다보면서 언제쯤 불이 들어오나 기다리던 시절을 떠올렸다. 지금은 늘상 우리 곁에 있어 고마움을 모르는 존재가 되어버린 전기. 한 순간도 전기 없이는 살 수 없는 세상임에도 전기의 소중함과 가치를 망각하고 있지는 않은지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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