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한빛원전 사고로 주변 주민들의 안전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지난 5월에는 한빛원전 1호기의 열출력이 제한치 5%를 초과하여 18%까지 이르렀음에도 불구하고 원자로를 즉시 정지하지 않고 12시간 동안 가동하였을 뿐 아니라, 무면허 원자로 조종사가 제어봉을 조작한 사실까지 확인돼 충격을 주었다. 운영 당사자인 한수원은 열출력이 제한치를 초과하면 즉시 원자로를 정지하도록 되어 있는 운영지침도 모르고 있었다니 사태의 정도가 심각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일부 정치권에서 한빛 1호기 사건이 1986년 발생한 체르노빌 사고와 유사하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실정이다. 핵반응로의 터빈 출력시험 중 제어봉을 조작해 무리하게 출력을 올리려다 짧은 시간에 원자로가 폭주하면서 일어났던 체르노빌 사고가 인재에 의해 발생했듯이 한빛원전 1호기 사건도 안전규칙을 위반했을 뿐만 아니라 시험 중 원자로 출력 통제불능 사건이라는 점에서 매우 유사하다는 것이다. 원전 전문가들조차 이반 사고가 체르노빌 원전사고 직전까지 가는 중대 위험에 노출됐다며 철저한 진상조사를 촉구할 정도다.



한빛원전 잦은사고 주민 불안 가중



체르노빌 원전사고는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 피해의 열 배에 달할 정도로 큰 사고였으며, 사고 당시 31명이 죽고 방사능 피폭으로 5년 동안 무려 7,000여명이 사망했을 뿐만 아니라 70여만 명이 치료를 받는 등 20세기 최악의 사고다.

한빛원전 사고는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7월에는 한빛 원전 3호기 폐기물 건조기에서 불이 났었다. 지난해 11월에 이어 두 번째이며, 올해 들어 한빛 3호기에서만 3번째고 한빛 원전 단지에서만 8번째 사고다. 한빛원전은 계속되는 화재사고로 인해 소방당국의 조사를 받았는데, 지난해 8월에는 소방법 위반 사례가 49건이었고, 올해 4월에는 96건의 소방법 위반 사례가 발견되어 사법당국에 고발까지 당하였다. 관계당국의 점검과 지적 이후에도 개선되기는커녕 화재가 계속된다는 데에 더 큰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화재사건에 이어 한빛 원전 4호기 격납건물에서 역대 최대 크기인 깊이 157cm, 폭 330cm의 동굴 수준 공극이 발견되어 지역민들의 불안감이 더욱 높아가고 있다. 한수원의 자료에 의하면 국내 원전에서 발견된 공극 수는 총 233개인데, 한빛 4호기가 97개로 가장 많고, 한빛 3호기가 94개를 기록하는 등 81% 가량이 한빛 원전에서 발견되었다. 더구나 격납건물의 두께가 168cm인 점을 감안하면 콘크리트 두께가 10cm 정도밖에 되지 않아 지진이나 어떤 물리적 충격이 가해진다면 상상할 없는 엄청난 재앙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동안 당국은 1m 이상 두께의 콘크리트가 있으니 안전하다고 홍보해 왔지만, 대형사고의 전조를 보는 것 같아 주민들은 불안하기 짝이 없다. 영광 주민들은 원전 건설 당시부터 원전 측에 부실시공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했지만 전문가가 아니라는 이유로 묵살당해 왔으며, 1994년 국감에서도 이런 내용이 거론됐지만 원전 측이 '이상이 없다'는 답변으로 일관해 왔다는 것이다.



대형사고 경고성 징후 무시 말아야



대형사고는 우연히 또는 어느 순간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기간 동안 이미 여러 차례의 경고성 징후와 전조들이 반복되는 과정 속에서 발생한다고 하는 사고 발생 연쇄성 이론을 생각해 볼 때 이제 한빛원전이 겪게 될 사고는 어떤 것이 될 것인가?

광주가 한빛원전 사고로부터 안전한 곳으로 인식될 수 있다. 그러나 고리 원자력발전소에서 모의실험 결과 사고가 터지면 90km 떨어진 경남 고성군까지 오염된다는 실험 결과가 발표되었듯이 한빛원전과 불과 35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광주가 겪게 될 재앙은 엄청나지 않을 수 없다. 방사능 피해는 생물 유전자에게까지 이상을 초래해 중장기적인 문제까지 일으키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할 때, 이 지역 30개 단체로 구성된 '핵없는세상광주전남행동'의 성명대로 한빛 원전 3,4호기의 폐쇄를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