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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내륙철도' 영호남 상생과 균형발전 대동맥

박갑수 광주시 교통정책과장

2019년 06월 13일(목) 19:03
오늘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고봉 기대승은 낯선 이름일지 모른다. 하지만 그와 퇴계 이황이 무려 8년간 114통의 서신을 주고받으며 '사단칠정(四端七情)' 논쟁을 벌였던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8년간의 논쟁 이후에도 둘은 5년 이상 서신으로 학문은 물론 개인의 소소한 안부까지 전하면서 교제를 이어갔다. 퇴계와 고봉은 각자 영남과 호남에 살면서 지리적 장벽을 넘어 서신과 만남을 통해 우정을 나누었다. 사단칠정 논쟁을 시작하던 당시 퇴계의 나이는 58세, 고봉의 나이는 32세로 26살의 나이차가 있었다. 사회적 지위 또한 당시 퇴계는 성균관 대사성으로서 지금의 서울대학교 총장급인 반면, 고봉은 갓 관직에 등용된 젊은 신민(臣民)이었다. 감히 상대하지 못할 지위와 나이 차이가 있었지만 이런 것에 얽매이지 않는 퇴계의 열린 사고와 그 당시 전라도 변방의 젊은 신민이었던 고봉의 재능과 열정이 두 사람의 운명적 만남과 오랜 인연을 가능케 했을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사상 로맨스'라고 불리는 영호남의 대표 학자의 교류로 두 사람의 학문의 깊이를 더해주었을 뿐만 아니라 조선 성리학 발전에 커다란 역할을 했다.

460여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 영남과 호남을 대표하는 광주와 대구는 활발한 교류·협력을 통해 영·호남간 지역 갈등을 해소하고, 상생번영과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손을 맞잡고 앞장서 나가고 있다.



관광 허브도시 자리매김 기대



지난 2009년부터 대구의 옛 지명인 '달구벌'과 광주의 순우리말인 '빛고을'의 머리글자를 딴 '달빛동맹'을 시작한 이후 경제·산업 분야 이외에도 문화·체육·관광 분야의 다양한 공동협력을 추진해 왔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께서 제39주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대구 달구벌과 광주 빛고을은 '달빛동맹'을 맺고 정의와 민주주의로 결속했다"고 극찬을 할 정도이다. '달빛동맹'은 지역주의 청산의 모범이라고 할 만큼 광주와 대구, 나아가 영호남의 상생에 긍정적 역할을 하고 있으며, 세대와 분야, 모든 계층을 아우르는 교류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

활발한 교류에도 불구하고 광주와 대구를 잇는 기간교통시설은 턱없이 부족하다. 다행히 2015년 12월 광주~대구간의 유일한 직통접근로였던 88올림픽고속도로가 '광주~대구고속도로'라는 새 이름으로 4차로로 확장되었다. 확장 개통된 이후 교통량이 30% 가까이 증가하는 등 '동서화합의 가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러나 도로만으로는 지역 간 교류확대가 어렵고 산업물동량을 처리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영호남의 진정한 상생과 국토균형발전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도로 이외에도 철도를 뚫어 동서 간 통행로를 다변화하고 두 도시의 시간적 거리를 단축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광주시와 대구시는 지난 2011년부터 철도 건설로 인적·물적 교류를 촉진하고 양 도시를 '초광역권'으로 통합하는 철도망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광주~대구를 연결하는 달빛내륙철도 사업을 추진해 왔다. 지난해 8월부터 달빛내륙철도 건설을 위한 논리개발 및 타당성 확보 등을 위해 연구용역을 공동 발주해 진행하고 있다. 광주·대구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국토교통부에 올해 달빛내륙철도 사전타당성 조사용역 예산 5억원을 확보해 착수할 예정이다. 국토부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021년∼2030년)에도 달빛내륙철도 사업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고 있다.

달빛내륙철도는 광주∼전남 담양∼전북 순창∼남원∼경남 함양∼거창∼합천∼경북 고령∼대구를 잇는 191.6㎞ 철도다. 달빛내륙철도가 개통되면 경유하는 광주·전남·전북·경남·경북·대구 등 6개 시·도와 8개 시·군 219만가구, 577만명이 직·간접 영향권에 들 것으로 예측된다.

광주와 대구가 1시간대 생활권으로 연결되면 영·호남 인적·물적 교류의 획기적인 증가는 물론 생산·고용·부가가치 유발효과로 국토남부경제권을 성장을 촉진해 지역균형발전과 국가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양 지역의 광역 관광벨트화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가야산과 지리산, 덕유산 등 영·호남 관광자원을 활용한 관광 허브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지역사회 관심·응원 필요



광주시와 대구시는 대선공약 반영, 달빛내륙철도 추진협의회와 실무협의회 출범, 국회 포럼 개최, 달빛내륙철도 건설 공동용역 등을 추진했다. 국토부 사전 타당성조사 추진을 위한 예산 확보 등의 공동 노력을 전개했다.

6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사업을 추진하려면 앞으로 헤쳐 나갈 일들이 너무나도 많다. 국토개발과 경제발전 과정에서 소외된 영호남 지역이 철도를 통해 지역 불균형을 극복하고 화해의 통로이자 상생과 번영의 길을 열어갈 수 있도록 정치권은 물론 지역사회에서도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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