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 제39주년을 맞이한 올해 5월 광주를 비롯한 전국 시·도에서 5·18 기념행사들이 다채롭게 열려 오월정신의 참된 의미를 되새겼다.

지난 18일 오후에는 이례적으로 열린 범국민대회에서 시민들은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5·18 망언을 규탄하는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하지만 헬기사격·발포명령자 등에 대한 검증절차가 남아 있으며, 5·18진상규명위원회조차도 꾸려지지 못하고 있다.

또 최근 김용장씨가 광주를 방문해 증언한 5·18기획설 내용이 담긴 기밀문서 내용을 확인하는 것이 앞으로 5·18의 남은 과제가 될 전망이다.

26일 제39주년 5·18기념행사위원회 등에 따르면 올해 5·18기념행사는 광주를 넘어 전국적인 행사로 치러졌다.

서울광장에서는 5·18민중항쟁 서울기념식을 필두로 5·18골든벨 등을 개최해 청소년들의 관심을 이끌었다. 전날부터 19일까지 5·18 서울 분향소를 운영하고, 5·18 역사왜곡 진실규명 캠페인도 진행했다.

부산에서는 광주시 주관으로 5·18민중항쟁기념 청소년·대학생 광주역사기행을 26일까지 일주일 동안 진행했고, 대전에서는 대전역 서광장에서 17일 5월 정신계승 시민대회가 열렸다.

이 외에도 18일 오후 6시에는 전주 풍남문 광장에서 5·18민중항쟁 전북 기념식이, 울산과 경남, 제주, 강원도 원주 등에서 5·18기념행사와 사진전·가요제 등이 개최됐다. 대구와 경북에서도 5·18기념식과 기념문화제가 열려 전국에서 5·18이 울려 퍼졌다.

18일 오전 기념행사 이후 이례적으로 오후에 범국민대회도 개최됐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망언을 규탄하는 범국민대회에 참석한 시민 1만여명은 5·18 망언으로 촉발된 역사왜곡처벌법 제정과 진상규명 등을 한목소리로 촉구했다.

이렇듯 39주년 5·18 기념행사가 광주를 비롯한 전국에서 성대하게 마무리됐지만 해결되지 않은 과제도 산더미다.

지난해 9월부터 지금까지 자유한국당이 위원선정을 하지 않아 구성조차 못하고 있는 5·18진상규명위원회가 조속히 꾸려져야 하고, 이 위원회는 김용장씨가 최근 서울과 광주에서 증언한 신군부의 5·18 기획설에 대해서도 확인돼야 한다.

김씨는 광주에서 1980년 당시 신군부의 5·18기획설과 함께 전두환씨의 광주방문 및 사살명령 등을 증언했다. 이같은 언급은 미완의 과제로 남아 있는 진상을 규명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라는 점에서 향후 해결의 실마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씨는 최근 광주를 방문해서 “열흘 항쟁 기간에 제가 쓴 보고서는 40건인데 그중 5건은 백악관으로 들어갔고, 당시 지미 카터 대통령이 이 중 3건을 직접 읽었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제가 써보낸 보고서를 미국 정부가 원형 그대로 우리 정부에 보내주도록 문재인 대통령이 요청하기를 부탁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씨의 증언에 광주·전남 시민단체들은 정부가 미국에 비밀문서를 볼 수 있도록 외교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5·18기념재단 관계자는 “5·18진상규명조사위는 민주화운동의 진상규명을 할 수 있는 최후의 보루라고 할 수 있다”면서 “진상규명위의 조속한 설치와 함께 김용장씨가 증언한 미국에 있는 5·18 비밀문서를 외교적으로 빠른 시일 내에 해결, 5·18에 대한 진상조사가 제대로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종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