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광주, 장애인 권익 어디로…학대 피해장애인 쉼터 ‘無’ |
| 2019년 04월 19일(금) 09: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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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지역 학대 피해장애인 쉼터 ‘無’
주변의 관심·신고가 범죄 피해 막는다
광주 장애인권익옹호기관, 학대 피해 장애인 권익보호 앞장
[전남매일=광주]민슬기 기자=1985년부터 2005년까지 인화학교에서 상습적으로 성폭행과 성추행이 이루어졌다. 가해자는 대체로 가벼운 징역형을 받았으며 실형을 받은 이들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은폐하거나 공모한 이들 역시 처벌 받지 않았다.
#. 2014년 2월, 신안에서 5년간 무보수로 강제노역에 시달리던 피해자들이 세간에 알려진 ‘신안 염전노예’ 사건은 우리 모두를 충격에 빠트렸다. 피해자 63명은 구출됐고, 사건은 일단락되는 듯 했으나 이후 약 40여명이 염전으로 다시 되돌아가거나 노숙 생활을 전전한다는 후속 보도가 이루어졌다. 이처럼 대대적으로 보도된 사건들에 대해서도 가해자에 대한 처벌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외 비슷한 일련의 사건들 또한 대부분 증거 불충분으로 마무리 되었다. 피해자만 남고 가해자는 없는 사건들. 보건복지부는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을 설립해 장애인학대 관련 원스톱 서비스를 지원하는 한편 교육과 홍보 시스템 또한 구축했다. 광주에 장애인권옹호기관이 생긴지 2년, 현 실태를 들여다 본다.
=장애인 권익 보호 앞장
광주광역시장애인권익옹호기관(이하 권익옹호기관)은 ‘장애인복지법’에 근거하여 보건복지부 및 광주광역시로부터 (사)광주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가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학대 피해를 입은 장애인에 대한 권익 보호와 해당 사건에 대한 조력은 물론 「광주광역시 장애인차별금지 및 인권보장에관한 조례」에 따른 차별 상담 등의 활동을 한다. 이들은 장애인 당사자의 권익옹호를 통해 ‘자기 결정권을 실현하고 지키는 일’을 목표로, 장애인의 이해를 관철시키는 것은 물론, 지역사회의 변화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17년 10월 개소한 이래 박찬동 기관장을 필두로 4명의 상근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권익옹호기관의 사례지원 절차는 상담/신고접수 ▶현장조사▶사례회의▶피해자 지원▶사례종결 사후모니터링을 거친다. 일반상담을 통해 정보를 제공하거나 이관/연계가 되기도 하며 현장 조사 후 학대행위자로부터 분리하거나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 될 경우 응급조치가 이루어진다. 피해장애인, 신고자, 학대 행위 의심자, 관련자 조사를 마치면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학대사례 해당 여부에 대한 판단을 확정한다. 내부 사례회의 또는 학대사례판정위원회를 통해 판정이 이루어지고 장애인 학대 사례로 판정되면 피해회복을 위한 지원계획을 수립한다. 회복지원은 상담, 사법지원, 의료지원 등의 서비스가 이어진다. 피해 장애인이 장애등록을 마치지 않았다 하더라도 대상이 될 수 있다. 사례 지원의 최우선 순위는 피해 장애인에 있으며 사례지원은 피해 장애인의 입장에서 권리와 이익에 부합되게 진행된다. 마지막으로 지원이 종료되면 재학대 예방을 위한 모니터링을 실시한다. 권익옹호기관은 특히 개별적 법률지원을 통한 권리 옹호를 기본적 소임으로 하고 있는데, 지적 장애인들의 경우 의사소통이 힘들고, 표현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신청대리 등 다양한 법적 해결방법을 모색하여 실행하고 있다. 박 기관장은 “‘도가니’사건 때도 피해자들이 강압적인 분위기나 직접적인 질문, 어려운 용어 등으로 소극적이거나 회피적으로 대응하게 됐다”며 “그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정당한 권리를 얻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한편 장애인들의 피해를 확인하기 위한 현장 실태조사 시 권익옹호기관 직원들은 가해자 혹은 관계자들의 항의와 반발로 또다른 피해를 입는 경우가 허다하다. 경찰 동행을 요청할 수 있으나 물리적 반항으로 조사 과정에서 상해를 입거나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 과태료 처분만내려진다. 2017년 학대 현장에서 응급조치·현장조사 중인 중앙장애인권익옹호기관 직원이 폭행 당한 사실이 언론을 통해 보도된 이후 권익옹호기관 직원을 폭행하거나 협박해 업무를 방해할 경우 5년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도록 강화 됐으나, 사실상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해당 관청이 적극적이지 못한데다 민원을 이유로 미온적 태도를 보이기 때문이다. 광주장애인권익옹호기관 역시 두 차례 과태료 처분 신청을 한 적이 있는데, 한 차례만 인정 돼 집행되고 나머지 한 차례는 진행 여부조차 알수 없는 실정이다. 박 기관장은 “과태료 집행 여부는 중요치 않다. 장애인의 학대 사실을 면밀히 파악하고 보다 많은 이들의 권리를 옹호하는게 더 중요하다”고 한다.
=광주지역 학대 피해장애인 쉼터‘無’
기획재정부 ‘2019년 예산안 편성지침’에는 아동, 노인 등 사회적 약자보호를 위한 투자가 확대되었으나 정작 장애인 관련 예산은 변동이 없다. 총 5명의 직원이 1년에 200여 건에 이르는 사건을 담당하고 처리하기엔 시간적 여유가 빠듯하다. 게다가 1건의 사건에 피해자가 여럿인 경우가 많고, 케이스가 다양하다 보니 업무는 매번 과부화 상태에 이를 수밖에 없다. 박 기관장은 “장애인들의 경우 트라우마 회복에 시간이 더 많이 걸린다”며 “자본과 시간이 부족하니 안타깝다”고 말한다. 그는 학대의 주체로부터 벗어나게 한뒤 보통의 사람들처럼 살게 하려면 저항할 수 있는 능력도 키워야하거니와 주거와 일자리부터 해결해야한다고 강조한다. 전국 특별·광역시장 등이 설치·운영 할 수 있는 학대 피해장애인의 임시 보호 및 사회복귀를 지원하는 쉼터는 2019년 4월 기준 전국 8개소 시범 운영 중에 있다. 하지만 광주 내 ‘학대 피해 장애인 쉼터’는 존재하지 않는다. 위기발달장애인쉼터가 있긴 하지만 이용 대상 범위가 다르고 성격 또한 다르다.
‘위기발달장애인쉼터’는 등록된 발달 장애인만 입소가 가능하며 발달장애를 가지지 않은 청각 장애인이나 지체장애인 등은 입소에 제한을 받는다. 장애 특성이 다른 부부 또는 자녀가 동시에 학대 피해를 당한 경우 함께 지낼 수 없다. 또 하나 문제는 다양한 이유로 보호 관찰 중인 위기 발달 장애인도 입소 할 수 있어 입소한 피해 장애인에게 2차 피해 발생이 우려된다는 점이다. 학대를 당한 피해자에게 가장 시급히 처리되어야 할 부분은 가해자 및 해당 장소로부터의 분리지만 쉼터 부족으로 광주학대 피해 장애인은 권리를 보장 받지 못하고 있다. 권익옹호기관의 1주년 성과 보고에 따르면 제3자에 의해 20여년 간 경제적 착취를 당한 지적장애 여성 2명이 마땅히 입소할 쉼터를 찾지 못한 경우가 있었다. 또 다른 지적장애 가족 3명은 제 3자가 수급비를 임의로 사용하며 신고 없이 보호하고 있어 주거 지원과 쉼터 입소가 필요했으나 쉼터 부족으로 이용하지 못했다. 박 기관장은 “피해자 치료를 위한 심리. 의료적 지원이 필요한 것은 물론 안정적인 주거, 자립정착금, 피해회복을 위한 법률적 지원, 자립생활을 위한 다양한 경험 등이 지원돼야한다”며 쉼터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범죄 피해 막기 위해선 주변의 ‘관심과 도움’ 절실
학대는 가장 가까운 사람이 가해자가 되는 경우가 많다. 훈육 차원이 학대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재가장애인 인권실태조사’에 따르면 재가장애인 4명 중 1명이 정서적, 경제적, 신체적, 성적 학대, 유기 및 방임 중 1가지 유형 이상의 학대를 경험할 정도다. 특히 정서적 학대를 겪은 이들이 가장 많은데, 가해자가 가족, 친구, 이웃, 시설종사자 등 주변인이었다. 피해자들의 절반 이상은 피해 사실에 대해 ‘대응하지 않는다’고 답한다. 신고 해도 달라지지 않는다, 가까운 사람이라 그렇다, 보복이 두렵다 등의 이유다. 그러므로 학대 신고 의무자가 주의 깊게 살펴야한다. 장애인복지법 제59조4 제2항에 의거,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의료기관 종사자, 어린이집이나 학교 등 교육기관 종사자, 성폭력 및 가정폭력 상담소 종사자 등은 장애인 학대를 알게 된 경우 지체없이 수사기관에 신고해야 한다. 신고의무자임에도 불구하고 장애인학대 발생 사실을 알고도 수사기관에 신고하지 아니한 사람에게는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박 기관장은 “장애인은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거나 도움을 요청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꼭 신고 의무자가 아니더라도 모두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학대가 불분명한 경우라 할지라도 의심되는 상황에서는 연락을 주는게 피해를 최소화 시킬 수 있다”고 강조한다.
주변의 관심으로 한 장애인이 속박에서 독립된 경우도 있다. 권익옹호기관에 제보된 한 건의 사례다. 한 종교 시설에서 여성 장애인이 생활하고 있는데 자의는 아닌 것 같다는 게 주된 내용이었다. 조사 결과 신체적, 경제적 착취 행위는 없었으나 해당 종교 시설에서 나와 자유롭게 살고 싶어하는 의사를 반영, 독립을 도왔다. 해당 장애인은 성과 본을 새롭게 부여해 제 2의 삶을 살고 있다.
2017년 보건복지부의 장애인실태조사에 따르면 장애인 추정 인구수는 267만명이다. 이는 등록자 통계일 뿐 장애등록이 되지 않은 이들을 포함하면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 되고 있다. 등록을 하지 않는 이유로는 ‘등록절차와 방법을 몰라서’가 1순위일 정도로 등록에 따른 비용 부담, 과정의 번거로움이 권리행사를 방해하고 있다. 이중 후천적 장애 발생률은 88.1%로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는데, 누구나 장애에 대한 위험을 안고 있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권익옹호기관은 “장애인이기 이전에 인간답게 존중 받는게 우선이다”며 “신체적. 정신적 결여나 결핍이 있기 때문에 특별히 더 받아야 하는 권익을 옹호하기 위해서라도 주변의 관심이 중요하다”고 호소했다.
주변의 관심·신고가 범죄 피해 막는다
광주 장애인권익옹호기관, 학대 피해 장애인 권익보호 앞장
[전남매일=광주]민슬기 기자=1985년부터 2005년까지 인화학교에서 상습적으로 성폭행과 성추행이 이루어졌다. 가해자는 대체로 가벼운 징역형을 받았으며 실형을 받은 이들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은폐하거나 공모한 이들 역시 처벌 받지 않았다.
#. 2014년 2월, 신안에서 5년간 무보수로 강제노역에 시달리던 피해자들이 세간에 알려진 ‘신안 염전노예’ 사건은 우리 모두를 충격에 빠트렸다. 피해자 63명은 구출됐고, 사건은 일단락되는 듯 했으나 이후 약 40여명이 염전으로 다시 되돌아가거나 노숙 생활을 전전한다는 후속 보도가 이루어졌다. 이처럼 대대적으로 보도된 사건들에 대해서도 가해자에 대한 처벌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외 비슷한 일련의 사건들 또한 대부분 증거 불충분으로 마무리 되었다. 피해자만 남고 가해자는 없는 사건들. 보건복지부는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을 설립해 장애인학대 관련 원스톱 서비스를 지원하는 한편 교육과 홍보 시스템 또한 구축했다. 광주에 장애인권옹호기관이 생긴지 2년, 현 실태를 들여다 본다.
=장애인 권익 보호 앞장
광주광역시장애인권익옹호기관(이하 권익옹호기관)은 ‘장애인복지법’에 근거하여 보건복지부 및 광주광역시로부터 (사)광주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가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학대 피해를 입은 장애인에 대한 권익 보호와 해당 사건에 대한 조력은 물론 「광주광역시 장애인차별금지 및 인권보장에관한 조례」에 따른 차별 상담 등의 활동을 한다. 이들은 장애인 당사자의 권익옹호를 통해 ‘자기 결정권을 실현하고 지키는 일’을 목표로, 장애인의 이해를 관철시키는 것은 물론, 지역사회의 변화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17년 10월 개소한 이래 박찬동 기관장을 필두로 4명의 상근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권익옹호기관의 사례지원 절차는 상담/신고접수 ▶현장조사▶사례회의▶피해자 지원▶사례종결 사후모니터링을 거친다. 일반상담을 통해 정보를 제공하거나 이관/연계가 되기도 하며 현장 조사 후 학대행위자로부터 분리하거나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 될 경우 응급조치가 이루어진다. 피해장애인, 신고자, 학대 행위 의심자, 관련자 조사를 마치면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학대사례 해당 여부에 대한 판단을 확정한다. 내부 사례회의 또는 학대사례판정위원회를 통해 판정이 이루어지고 장애인 학대 사례로 판정되면 피해회복을 위한 지원계획을 수립한다. 회복지원은 상담, 사법지원, 의료지원 등의 서비스가 이어진다. 피해 장애인이 장애등록을 마치지 않았다 하더라도 대상이 될 수 있다. 사례 지원의 최우선 순위는 피해 장애인에 있으며 사례지원은 피해 장애인의 입장에서 권리와 이익에 부합되게 진행된다. 마지막으로 지원이 종료되면 재학대 예방을 위한 모니터링을 실시한다. 권익옹호기관은 특히 개별적 법률지원을 통한 권리 옹호를 기본적 소임으로 하고 있는데, 지적 장애인들의 경우 의사소통이 힘들고, 표현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신청대리 등 다양한 법적 해결방법을 모색하여 실행하고 있다. 박 기관장은 “‘도가니’사건 때도 피해자들이 강압적인 분위기나 직접적인 질문, 어려운 용어 등으로 소극적이거나 회피적으로 대응하게 됐다”며 “그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정당한 권리를 얻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한편 장애인들의 피해를 확인하기 위한 현장 실태조사 시 권익옹호기관 직원들은 가해자 혹은 관계자들의 항의와 반발로 또다른 피해를 입는 경우가 허다하다. 경찰 동행을 요청할 수 있으나 물리적 반항으로 조사 과정에서 상해를 입거나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 과태료 처분만내려진다. 2017년 학대 현장에서 응급조치·현장조사 중인 중앙장애인권익옹호기관 직원이 폭행 당한 사실이 언론을 통해 보도된 이후 권익옹호기관 직원을 폭행하거나 협박해 업무를 방해할 경우 5년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도록 강화 됐으나, 사실상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해당 관청이 적극적이지 못한데다 민원을 이유로 미온적 태도를 보이기 때문이다. 광주장애인권익옹호기관 역시 두 차례 과태료 처분 신청을 한 적이 있는데, 한 차례만 인정 돼 집행되고 나머지 한 차례는 진행 여부조차 알수 없는 실정이다. 박 기관장은 “과태료 집행 여부는 중요치 않다. 장애인의 학대 사실을 면밀히 파악하고 보다 많은 이들의 권리를 옹호하는게 더 중요하다”고 한다.
=광주지역 학대 피해장애인 쉼터‘無’
기획재정부 ‘2019년 예산안 편성지침’에는 아동, 노인 등 사회적 약자보호를 위한 투자가 확대되었으나 정작 장애인 관련 예산은 변동이 없다. 총 5명의 직원이 1년에 200여 건에 이르는 사건을 담당하고 처리하기엔 시간적 여유가 빠듯하다. 게다가 1건의 사건에 피해자가 여럿인 경우가 많고, 케이스가 다양하다 보니 업무는 매번 과부화 상태에 이를 수밖에 없다. 박 기관장은 “장애인들의 경우 트라우마 회복에 시간이 더 많이 걸린다”며 “자본과 시간이 부족하니 안타깝다”고 말한다. 그는 학대의 주체로부터 벗어나게 한뒤 보통의 사람들처럼 살게 하려면 저항할 수 있는 능력도 키워야하거니와 주거와 일자리부터 해결해야한다고 강조한다. 전국 특별·광역시장 등이 설치·운영 할 수 있는 학대 피해장애인의 임시 보호 및 사회복귀를 지원하는 쉼터는 2019년 4월 기준 전국 8개소 시범 운영 중에 있다. 하지만 광주 내 ‘학대 피해 장애인 쉼터’는 존재하지 않는다. 위기발달장애인쉼터가 있긴 하지만 이용 대상 범위가 다르고 성격 또한 다르다.
‘위기발달장애인쉼터’는 등록된 발달 장애인만 입소가 가능하며 발달장애를 가지지 않은 청각 장애인이나 지체장애인 등은 입소에 제한을 받는다. 장애 특성이 다른 부부 또는 자녀가 동시에 학대 피해를 당한 경우 함께 지낼 수 없다. 또 하나 문제는 다양한 이유로 보호 관찰 중인 위기 발달 장애인도 입소 할 수 있어 입소한 피해 장애인에게 2차 피해 발생이 우려된다는 점이다. 학대를 당한 피해자에게 가장 시급히 처리되어야 할 부분은 가해자 및 해당 장소로부터의 분리지만 쉼터 부족으로 광주학대 피해 장애인은 권리를 보장 받지 못하고 있다. 권익옹호기관의 1주년 성과 보고에 따르면 제3자에 의해 20여년 간 경제적 착취를 당한 지적장애 여성 2명이 마땅히 입소할 쉼터를 찾지 못한 경우가 있었다. 또 다른 지적장애 가족 3명은 제 3자가 수급비를 임의로 사용하며 신고 없이 보호하고 있어 주거 지원과 쉼터 입소가 필요했으나 쉼터 부족으로 이용하지 못했다. 박 기관장은 “피해자 치료를 위한 심리. 의료적 지원이 필요한 것은 물론 안정적인 주거, 자립정착금, 피해회복을 위한 법률적 지원, 자립생활을 위한 다양한 경험 등이 지원돼야한다”며 쉼터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범죄 피해 막기 위해선 주변의 ‘관심과 도움’ 절실
학대는 가장 가까운 사람이 가해자가 되는 경우가 많다. 훈육 차원이 학대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재가장애인 인권실태조사’에 따르면 재가장애인 4명 중 1명이 정서적, 경제적, 신체적, 성적 학대, 유기 및 방임 중 1가지 유형 이상의 학대를 경험할 정도다. 특히 정서적 학대를 겪은 이들이 가장 많은데, 가해자가 가족, 친구, 이웃, 시설종사자 등 주변인이었다. 피해자들의 절반 이상은 피해 사실에 대해 ‘대응하지 않는다’고 답한다. 신고 해도 달라지지 않는다, 가까운 사람이라 그렇다, 보복이 두렵다 등의 이유다. 그러므로 학대 신고 의무자가 주의 깊게 살펴야한다. 장애인복지법 제59조4 제2항에 의거,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의료기관 종사자, 어린이집이나 학교 등 교육기관 종사자, 성폭력 및 가정폭력 상담소 종사자 등은 장애인 학대를 알게 된 경우 지체없이 수사기관에 신고해야 한다. 신고의무자임에도 불구하고 장애인학대 발생 사실을 알고도 수사기관에 신고하지 아니한 사람에게는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박 기관장은 “장애인은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거나 도움을 요청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꼭 신고 의무자가 아니더라도 모두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학대가 불분명한 경우라 할지라도 의심되는 상황에서는 연락을 주는게 피해를 최소화 시킬 수 있다”고 강조한다.
주변의 관심으로 한 장애인이 속박에서 독립된 경우도 있다. 권익옹호기관에 제보된 한 건의 사례다. 한 종교 시설에서 여성 장애인이 생활하고 있는데 자의는 아닌 것 같다는 게 주된 내용이었다. 조사 결과 신체적, 경제적 착취 행위는 없었으나 해당 종교 시설에서 나와 자유롭게 살고 싶어하는 의사를 반영, 독립을 도왔다. 해당 장애인은 성과 본을 새롭게 부여해 제 2의 삶을 살고 있다.
2017년 보건복지부의 장애인실태조사에 따르면 장애인 추정 인구수는 267만명이다. 이는 등록자 통계일 뿐 장애등록이 되지 않은 이들을 포함하면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 되고 있다. 등록을 하지 않는 이유로는 ‘등록절차와 방법을 몰라서’가 1순위일 정도로 등록에 따른 비용 부담, 과정의 번거로움이 권리행사를 방해하고 있다. 이중 후천적 장애 발생률은 88.1%로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는데, 누구나 장애에 대한 위험을 안고 있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권익옹호기관은 “장애인이기 이전에 인간답게 존중 받는게 우선이다”며 “신체적. 정신적 결여나 결핍이 있기 때문에 특별히 더 받아야 하는 권익을 옹호하기 위해서라도 주변의 관심이 중요하다”고 호소했다.
등록일 : 2015년 1월 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