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부터 매년 겨울철이면 구제역이라는 세 단어가 거의 매일 신문이나 방송에서 오르내린다.

구제역은 어떤 질병인가? 소, 돼지, 염소, 사슴 등 발굽이 둘로 갈라진 동물의 입이나 발굽에서 물집이 생기고 몸에 열이 나며, 침을 흘리고 사료를 안 먹다 심하면 죽게 되는 전파력이 매우 강한 가축전염병이다.

왜 겨울철만 되면 국가나 지방정부에서 구제역에 난리 법석을 떨까. 그 이유는 축산농가에 엄청난 경제적 피해를 주고 국가적으로도 상상할 수 없는 방역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2000년 우리나라에서 처음 발생된 이래 현재까지 11차례 발생으로 3조3,000억원의 예산이 방역비용으로 들어갔으니 상상이 되리라 믿는다.

전남은 이러한 난리 통에도 지금까지 단 한차례도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은 청정지역이다. 우리나라 육지부에서 유일한 청정지역이니 얼마나 대단하고 명예스러운가. 축산농가와 행정, 축산단체 등에서 얼마나 노심초사하고 고생하였는지 짐작하고도 남으리라.



기관장·축산단체 의지 빛나



올해도 여지없이 1월에 경기도와 충북도에서 3건의 구제역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타 지역으로 확산을 막기 위해 소와 염소 2,300여 두를 땅에 묻어야 했다.

하지만 전남은 이번에도 구제역 청정지역을 지켜냈다. 한두 해도 아니고 지금껏 '구제역 청정 으뜸전남'의 명예를 지켜낸 것은 우연만은 아닐 것이다. 여러 지역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그 비결을 매우 궁금해하고 배우려고 한다.

그렇다면 전남이 구제역 청정지역을 지켜낸 비결은 무엇일까.

첫째는 기관장의 의지가 가장 으뜸 덕목이 아닌가 한다.

김영록 전남도지사의 구제역으로부터 전남을 지켜내야 한다는 의지는 감히 타 지역의 단체장이 흉내 낼 수 없다. 김영록 지사는 취임하는 순간부터 방역공직자라면 구제역은 반드시 지켜내야 하는 것이 의무라고 강조하고 실제로 지난해 8월 구제역 종합 방역대책을 주문하고 마무리했다. 올해는 구제역 사전 예방을 위해 축산농가의 숙원인 백신비용 100% 보조 지원이라는 통 큰 결단으로 전국 최초로 농가 부담비용 14억원을 예산에 반영했다. 수차례 현장을 방문해 점검하고 독려하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다.

둘째는 방역공직자의 자세와 축산농가의 방역의식이 함께한 방역시스템의 구축이다. 전남 축산농가의 방역의식은 매우 높다. '내 농장은 내가 지킨다'는 방역의식이 확고하기 때문이다. 소와 염소 사육농가는 4월과 10월에 정기적으로 백신접종을 하고 있고 돼지 사육농가는 짧은 사육기간을 감안하여 연중 상시적으로 반드시 접종한다. 1월 경기도와 충북도 구제역 발생 시에는 타 시도 보다 2~3일 빠르게 신속히 긴급 일제접종을 마쳤으며, 전국 일시 이동제한 명령과 가축시장 폐쇄에도 적극적으로 동참했다.

셋째는 지리적 여건과 사육형태도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전남은 지리적으로 기온이 온화해 타 지역보다 2~5℃가 높다. 기온이 온화하다는 것은 구제역 바이러스 생존율이 떨어지고 반면에 소독효과는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우리지역은 암소 사육이 높다. 우리지역에서 난 새끼를 직접 키워서 소비층이 많은 수도권에 출하하므로 외부에서 들어오는 차량이 적다. 바이러스 전파의 가장 큰 원인인 외부차량의 출입이 적을 수밖에 없다.



긴장 늦추지 않고 대비 철저



넷째는 도민들의 협조다. 구제역 차단방역을 위해서는 소독과 생석회 살포, 대형 행사 자제 등이 반드시 필요한 조치이다. 도민들께서 이러한 불가피성을 이해하고 불편한 점을 양해해 주며, 전남 구제역 청정을 믿고 축산물도 평소와 같이 소비해 준 점들이 방역관계자와 축산농가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이러한 요인들이 하나로 어우러져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내어 '구제역 청정 으뜸전남'의 명예를 지켜내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

올해 구제역이 소강 국면을 맞고 있다.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 등 인접국가에서 지속적으로 발생되고 있어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3월까지 방역관계자 모두는 긴장을 늦추지 않고 하나의 마음으로 끝까지 구제역 청정 으뜸전남을 반드시 지켜낼 것이라고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