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일·가정 양립을 위해 확대한 육아시간 2시간이 빛 좋은 개살구로 전락했다. 지자체 등 각 기관에서는 특별휴가 사용을 독려하고 있지만,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다.

20일 광주 일선 지자체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개정된 대통령령 제23조 일·가정 양립을 위한 특별휴가 확대됐다. 이에 따라 각 지자체는 올해 초부터 직원들을 대상으로 육아시간 2시간 특별휴가를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육아시간 2시간을 활용하는 공직자들의 수는 극소수다.

실제 올들어 이날 현재까지 광산구에서는 11명의 여성직원이 육아시간 1시간씩을 사용했다. 하루 2시간을 모두 사용한 직원은 남성 2명, 여성 2명 뿐이다. 북구는 9명의 여직원이 육아시간을 110회에 걸쳐 사용했다. 남구는 여직원 11명, 남직원 7명이 263시간 50분을 활용했다. 서구는 남성 1명, 여성 11명이, 광주시의 경우엔 여직원 8명, 남직원 2명이 육아시간 2시간을 사용했다.

경찰은 올해 광주지방청에서 217시간, 동부 83시간, 서부 395시간, 남부 73시간, 북부 289시간, 광산 175시간을 활용한 상태다.

각급 기관의 육아시간 2시간 사용직원은 평균 4~10명 수준으로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육아시간 사용인원은 광주시 남 1명, 여 7명 등 총 8명이다. 광산구는 사용자가 없었으며, 남구 여직원 3명, 북구 2명 등이다.

육아시간 2시간 등 특별휴가에 부담을 느낀 일부 공직자의 경우 유연근무제를 활용하기도 한다.

지난해 북구청 직원들은 50회 가량 임신과 육아를 사유로 유연근무제를 선택했다.

광주 한 경찰서에서 근무하는 C씨는 “경찰서에 직원 수가 부족할수록 특별휴가를 쓴다는 것은 눈치가 보일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모 구청 직원 D씨도 “쓰는 사람만 쓴다. 연차가 어릴수록 육아시간을 2시간 사용하겠다고 말하기 쉽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한 지자체 관계자는 “일·가정 양립을 위해 특별휴가를 사용하라고 직원들에게 적극 권장하고 있지만, 사실 사용하는 사람만 사용하는 것도 사실이다”면서 “그러나 특별휴가 대신 유연근무제도를 택한 직원들도 있는 데다 대상자도 확대돼 지난해보다는 관심도가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이나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