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는 제 천직이라고 생각합니다. 물질보다 상대방을 사랑하고 배려하는 마음만 있다면 누구든지 할 수 있는 것이 봉사입니다.”

20대에 시작한 봉사활동을 50대까지 꾸준히 이어오고 있는 최상철 대한적십자사봉사회 광주전남협의회장(55). 청년 시절부터 계산하면 최 회장의 봉사시간은 무려 1만4,000시간에 달한다. 최근엔 주 2회 4~8시간씩 한 달 100시간에 가까운 시간을 봉사로 보내고 있다.

최 회장은 여수에서 호텔 등 다양한 사업체를 운영하는 사업가지만, 직업은 늘 자원봉사자로 칭한다.

최 회장은 “사업도 중요하지만, 돈을 쫓아가면 끝이 없어 우선순위를 봉사로 뒀다”면서 “항상 누군가 내 직업을 묻는다면 당당히 ‘봉사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한다”고 밝혔다.

그는 “어려운 가정 형편에 중학교 밖에 나오지 못했다. 결혼 이후 돈을 벌어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나왔지만, 나에게 도움을 준 중학교 은사를 잊지 못하겠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이어 “은사님은 나를 포함해 고교 진학을 못한 학생들에게 전기기술 등을 알려줬고, 또 이웃의 도움을 받은 덕분에 나 또한 이웃에게 도움을 주며 살아야겠다는 꿈을 키웠다”고 말했다.

활발한 성격 탓에 의용소방대·방범순찰대 등 다양한 사회활동을 해온 최 회장은 여수무전연맹 아마추어 햄(HAM)동호회 활동을 하며 봉사의 꿈을 찾는 계기를 맞는다.

최 회장은 “당시에는 삐삐며 휴대폰이 보편화되지 않았던 시기로 무전이 떴다. 여수에서 축제나 행사만 있으면 현장에 나가 통신업무 지원도 하고 교통정리 등을 하며 도왔다”며 “함께 활동하던 선배가 봉사활동 범위를 넓혀 보라며 대한적십자회 가입을 권유해 활동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후 대한적십자사 소속 직능봉사회인 재난대응봉사회를 시작으로 낙후된 섬을 찾아 전기수리·집수리·의료 등 다양한 지원을 하는 낙도 봉사활동, 김장담그기, 어르신 말벗, 다문화가정 결혼, 무료급식 등 영역을 넓혔다. 태풍피해 현장은 물론 세월호 참사까지 재난현장에는 늘 최 회장이 있었다. 봉사활동에는 자녀들과 늘 함께 했다.

최 회장은 “아들이 5살 되던 해부터 섬마을 봉사활동을 데리고 다녔다”면서 “봉사활동을 다니는 아빠를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들도 시간이 흐르면서 이해하게 되고, 인성교육에도 도움이 됐다”며 밝게 웃었다.

또 대한적십자사 희망풍차 프로그램을 통해 위기가정과 결연을 맺어 생필품을 지원하거나, 여수지역 아동가정을 선별해 30세대에 봉사자들이 직접 만든 빵을 전달하고 있다.

최근 19대 협의회장에 취임하기도 한 그는 교육시설이 열악한 라오스 학교의 지원을 이어가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최 회장은 “4년 전 봉사활동을 위해 라오스를 찾았다가 교육 환경에 놀란 기억이 있다”면서 “어린 시절 배우지 못한 한이 있어서인지 교실 바닥부터 칠판, 재래식 화장실까지 개선해주고 싶고 학교를 세워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이 신발이나 교복도 없이 학교를 다니는 모습에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면서 “페이스북을 통해 학교 관계자들과 교류를 이어오고 있다. 임기 중 라오스를 찾아 도움을 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 회장은 “봉사회장이라는 직함에 앞서 하나의 봉사단원으로서 복지사각에 놓인 주민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면서 “앞으로도 힘닿는 데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나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