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달 규제 샌드박스 첫발을 뗐다. 아직까지 생소한 규제 샌드박스는 신산업 육성을 위해 기존 규제를 일정 기간 면제하는 제도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제1회 산업융합 규제 특례심의회를 열어 수소충전소 설치, 질병 예측 유전자검사 서비스, 버스 디지털 광고, 전기차 충전용 과금형 콘센트 사업등 안건으로 올라온 4건을 기업이 요구대로 승인했다.

이 가운데 수소차 충전소는 이용자 편의를 위해 시내에 있어야 하지만 용도지역과 건폐율 규제 등에 묶여 어려움을 겪었다. 소비자가 병원을 거치지 않고 민간 유전자검사업체에서 받을 수 있는 검사 항목도 혈당, 혈압 등 기존 12개에서 대장암, 파킨슨병 등 13개가 추가됐다. 버스에 LED(발광다이오드) 등 전광을 활용하는 버스 디지털 광고는 안전성 검증 등의 조건을 달아 실증특례가 허용됐다. 일반 아파트 주차장 등에 설치된 220V 콘센트에서 전기차를 충전할 때 사용하는 ’앱 기반 과금형 콘센트‘ 임시허가 신청도 승인됐다. 이것도 전기를 판매할 수 있는 주체가 한전으로 제한된 현행법으로는 안되는 것이다.

규제 샌드박스는 말 그대로 샌드박스 안에서 규제에 상관없이 혁신분야 사업을 마음껏 추진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는 것이다.

이같은 제도 도입에 맞춰 승인 여부를 결정하는 심의 과정에서도 새로운 의식 전환이 요구된다.산업현장에서도 규제 샌드박스가 적용됐으니 의미가 적지 않다. 좀처럼 투자기회를 찾지 못하던 기업인들이 규제 샌드박스에 거는 기대도 크다.

특히 국내 경기가 깊은 수렁속에 빠져 있는 만큼 제도 실효성을 위한 새로운 사업기회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생명과 안전, 건강에 위해가 없다면 원칙적으로 모든 신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정부의 기조도 이와 궤를 같이 하고 있다. 또한 규제 샌드박스로 출발하는 새로운 분야에 뛰어든 기업들은 관련 일자리 만들기를 지상과제로 두고 인력 양성에도 힘써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