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매일=무안]정근산 기자=광양항이 개항 32년만인 지난해 총 물동량 3억t을 돌파했다.

세계 11번째, 국내에선 부산항에 이은 두 번째 성과로, 석유화학을 비롯한 인근 산업단지 활성화 등에 힘입어 올해도 신기록 행진을 이어갈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전국 항만 중 가장 높은 ‘체선율’ 개선과 컨테이너 부두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투 포트’ 정책 기조 회복 등 지속가능한 경쟁력 확보를 위한 과제도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21일 전남도와 여수광양항만공사에 따르면 광양항은 지난해 수출입과 환적, 연안 화물 등 총 3억300만t의 물량을 처리했다.

광양항의 성과는 전체 물동량의 40%를 점유하는 여수산단 석유화학업계와 30% 비중을 차지하는 포스코 등 제철산업 활성화, 하락세였던 컨테이너 물량 반등 등이 결합된 것으로 풀이된다. 광양항 컨테이너 물동량은 지난 2014년 233만TEU로 정점을 찍은 후 2015년 232만TEU, 2016년 225만TEU, 2017년 223만TEU로 지속 감소하다 지난해 240만TEU로 크게 늘었다.

여수광양항만공사는 올해 총 물동량 3억1,000t, 컨테이너 화물 255만TEU 처리를 목표로 세웠고, 배후단지 기업 입주 등 호재에 힘입어 무난한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경쟁력을 지속하기 위해 풀어야 할 과제도 적잖은 실정이다.

전국 항만 중 가장 높은 체선율은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지적된다.

지난해 10월 기준 광양항 체선율은 4.8%로, 인천항 1.3%·부산항 1.7%·울산항 2.2%(2017년 기준) 등을 크게 웃돌았다. 인천항 보다는 3배 이상 높은 수치이며, 2015년 3.6%, 2016년 3.7%, 2017년 4.2% 등 해마다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높은 체선율은 항만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주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관련 사업은 수년째 제자리걸음이다. 여수산단에서 생산되는 석유화학제품 원료의 42%를 처리하는 낙포부두 리뉴얼 사업이 대표적으로, 지난 2015년 이후 지금껏 예비타당성조사 단계에 발목 잡혀 있다.

컨테이너 부두 활성화를 위해 정부의 투 포트(TWO-PORT) 정책기조 회복도 급선무로 지적된다. 광양항의 컨테이너 처리능력은 384만TEU에 달해 지난해 기준 140만TEU 이상이 남지만, 여전히 부산항으로 물량이 쏠리고 있다. 물량이 차고 넘치는 부산신항은 현재 제2 신항 건설마저 추진되고 있다.

지원 예산도 2008년 2,497억원에서 2012년 406억원으로 급감했고, 2013년에는 120억원으로 국내 6개 항만 중 꼴찌로 추락했다. 부산항과 광양항을 축으로 동·서부의 균형발전을 이루겠다는 양항정책이 이명박·박근혜 정부 기간 폐기된 셈이다.

그나마 문재인 정부 들어 광양항 배후단지 154kV 전력공급시설 설치(550억원), 석유화학부두 돌핀시설 건설(310억원), 중마일반부두 해양산업클러스터 조성(122억원) 등 해묵은 사업들이 돌파구를 찾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이밖에 3-3단계 부두개발과 물류자동화시스템 구축 등도 활성화의 주요 과제로 지적된다.

여수광양항만공사 관계자는 “총 물동량 3억t 돌파는 세계 10위 항만 진입의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며 “올해 제3투기장 항만재개발사업, 체선 완화를 위한 제2석유화학부두 건설공사 등을 본격화 해 광양항 활성화의 기틀을 다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