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2시간’ 버스업계, 정부 약속불이행 뿔났다

“시외버스요금 5년 10개월 동안 동결”…현실화 촉구

전국연합회 비상총회…준공영제 도입 등 결의문 채택



정부가 ‘주 52시간 근로제’를 적용하고 있는 전국 버스업계와 약속한 요금 현실화가 희미해지면서 관련 이익단체들의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다.

특히 전국버스연합회는 최근 이례적으로 긴급비상총회를 열고 대정부 건의를 위한 결의문을 채택하는 한편, 대외적으로도 경영 악화 현실을 알리고 나섰다.

13일 전국버스연합회에 따르면 협회는 최근 긴급비상총회를 열고 정부가 노사정 대타협 때의 약속을 이행해 줄 것을 골자로 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결의문에는 연내 요금 현실화와 준공영제 도입 등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전국버스연합회의 이번 결의문 채택 배경은 당초 정부가 지난 5월 말 노사정 대타협 때 약속한 사안을 미루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연합회 관계자는 “시외버스 요금은 지난 2013년 3월 2일 이후 5년10개월 동안 동결상태”이라며 “인건비와 정비비 등 운송 원가는 크게 올라 버스업계 경영난이 악화될 수 밖에 없는 구조다”고 설명했다.

연합회는 정부가 주 52시간 근로대책을 연말까지 내놓지 않을 경우 버스업계는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노선감축과 운행횟수 감축 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근로기준법 개정에 따른 운전자 추가 채용을 위한 재원이 마련되지 않아 운행 전반을 축소할 수 밖에 없는 것.

무엇보다 지난 2월 국회가 ‘주52시간 근로’를 골자로 근로기준법을 개정해 노선버스에 대한 특례까지 제외된 상황이다.

이 때문에 기존 버스노선 체계 유지를 위해서는 내년 7월1일 이전까지 1만 6,700명의 운전자를 추가로 채용해야 한다. 하지만 버스업계는 승객 감소와 재정지원 감소·요금인상 지연 등으로 운전자 확보도 녹록치 않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전국버스연합회 관계자는 “인력채용을 위한 재원이 없어 버스운행을 감축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이로 인한 버스 이용객들의 불편이 불가피 하기 때문에 하루빨리 요금 현실화와 준공영제 도입 등 제도 개선에 나서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도 지난 11일 105차 대표회의를 열어 버스교통 정상화와 선진화를 위해 내년 전국 차원의 공동투쟁에 돌입하겠다는 결의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정부는 이날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 계도기간 연장문제에 대해 기조를 선회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임서정 고용노동부 차관은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 계도기간 연장 문제를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에서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이를 토대로 정부도 연말까지 입장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임서정 노동부 차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전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한 2019년 업무보고 사후 브리핑에서 “주 52시간 근무제를 적용하는 3500개 기업에 대한 전수조사를 마치고 결과를 정리하고 있다“며 ”이달 말 계도기간이 종료되기 때문에 우선 경사노위와 실태조사 결과 등을 공유하고, 경사노위 논의 결과를 토대로 연내 정부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용부는 지난 7월부터 주 52시간을 적용한 300인 이상 사업장 약 3500곳을 대상으로 지속적으로 실태조사를 하고 있다.

임 차관은 “실태조사 결과 주 52시간 근무제를 지키지 못하는 기업이 있다”며 “제도적 문제를 포함해 여러 원인이 있기 때문에 이를 살펴보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김영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