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정착한 지 3개월 차에 접어들어 하나씩 배우고 이해하는 과정들이 생소한데, 다가오는 추석은 더 낯설고 설레요."

지난 6월 베트남 호치민에서 대한민국 광주로 시집온 르우티홍응이씨(30·여)는 3개월째 접어드는 신혼이자 낯선 타국의 문화를 배워가는 새내기 주부다.

르우티씨는 베트남에서 소개로 알게 된 김창헌씨(45)의 자상한 매력에 이끌려 한국을 찾았다. 주말이면 남편과 바다여행을 즐기며 고향의 그리움을 달래고 있다.

최근에는 유튜브 동영상을 보며 한국 음식 배우기에 한창이다. 남편이 좋아하는 음식을 해주고 싶은 것도 있지만, 한국에 시집왔으니 한국사람으로서 살아가고 싶다는 생각에서다. 김치찌개와 된장찌개는 물론 제육볶음까지 독학으로 배웠다. 한국의 음식을 배우고 그 문화를 이해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생활하고 있는 그녀에게 며칠 남지 않은 추석은 생소함 그 자체다. 더구나 처음 맞이하는 명절날 시댁식구들과도 첫 상견례가 예정돼 있어 긴장감을 떨칠 수가 없다.

맏며느리인데다 생소한 명절음식을 배우기 위해 최근 남구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개최한 2018 다문화 추석 한마당에 참석, 전도 부쳐보며 간접적으로 추석을 체험했지만 아직도 추석은 생소하다.

그는 베트남에도 추석과 비슷한 중투라는 명절이 있다고 소개했다. 추석과 같이 음력 8월 15일 명절을 보낸다는 점은 유사하다. 추석이 조상에 대한 예를 올리는 날이라면, 중투는 바쁜 농사 때문에 돌보지 못한 어린이들을 위한 날이다. 그렇다 보니 그녀에게 있어 추석은 모든 것이 새롭다. 르우티씨는 "추석날 송편을 먹는다면 베트남 추석인 중투에는 설탕·땅콩·소시지 등을 밀가루 반죽에 버무려 쩌먹는 '반중투'를 먹는다. 둥그런 보름달을 닮은 반중투를 먹으며 소원을 빌면 이뤄진다고 믿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서는 송편이라는 음식을 먹으며 앞으로의 발전과 건강을 염원한다고 들었는데, 먼저 한국으로 시집온 친구들이 송편을 잘 만들면 예쁜 딸을 낳는다는 속설이 있다고 귀띔했지만 아직 예쁜 송편을 빚어본 적이 없어 긴장된다"며 밝게 웃었다.

그는 고향인 베트남 호치민은 아직 그립지 않다며 한국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먼저 한국으로 시집을 온 사촌언니를 통해 한국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전해들었기 때문이다.

르우티씨는 "아직 배울 것이 많지만 주위 사람들이 모두 친절하게 도와준다"며 "낯선 땅에 시집오게 돼 걱정을 많이 했지만 잘 적응하고 있다. 추석을 잘 보내고 남편과 함께 바다로 여행을 떠나고싶다"고 소소한 바램을 내비치며 환한 미소를 보였다.

/송수영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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