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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F열병합발전소 가동문제 해결 산넘어 산

"중단 비용 눈덩이" VS "생명 담보 안돼"
범대위 "위해요소 배출 검사 결과 공개해야"
나주시 "주민반대에 난방공사 당초 협약 어겨"
"정부 상황 인식하고 서둘러 대책 마련해야"

2018년 09월 02일(일) 18:55
나주 빛가람도시에 지난해 말 준공한 SRF열병합발전소가 9개월째 주민 반대로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발전소 운영 주체인 한국지역난방공사 전경.
나주 빛가람 혁신도시에 들어선 'SRF열병합발전소' 가동 문제가 좀처럼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사업주체인 한국지역난방공사와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나주열병합발전소 가동 저지 범시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가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각종 부작용과 반목이 불거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초 사업을 추진한 환경부 등 정부 관계부처는 올해 초 관련 회의 이후 9개월째 아무런 후속조치를 내놓지 못하고 있어 나주시 역시 중재안 제시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SRF는 무슨시설

SRF(Solid Refuse Fuel·고형폐기물연료)는 PVC, 폐고무류 등을 제외한 쓰레기 압축·고형화한 수분율 10%이하의 고형연료를 뜻한다.

매립·소각되는 생활쓰레기를 '신재생 연료'로 재사용한다는 취지로 한 정부의 쓰레기 자원화 정책 중 하나다.

정부는 지난 2014년'자원 순환형 집단에너지 시설 설치사업'에 따라 한국지역난방공사를 빛가람혁신도시 개발사업자로 선정, 총 사업비 2,800여 억원을 들여 지난해 말 발전소를 준공했다.

당시 정부는 나주 SRF열병합발전소 준공으로 연간 350여억원의 에너지수입 비용 절감과 15여만톤의 이산화탄소 저감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SRF열병합발전소는 당초 기대와 달리 시범가동부터 주민들의 반발로 제 기능을 못했다. 정부의 홍보 부족도 문제지만, 발전소 인근 주민들은 SRF 열병합 발전을 그저 '쓰레기 소각'으로만 이해하고 있다.



◇범대위 "발전소 가동 주민투표로 결정해야"

난방공사는 SRF열병합발전소의 다이옥신 배출기준은 해외 선진국 대비 최대 2.5%, 국내 배출허용기준 대비 50% 이내로 발생, 주민 피해가 없도록 하는 기준을 삼고 있다고 했지만 환경오염에 대한 지역민의 불신은 더욱 커지고 있다.

더욱이 우리나라의 SRF 규제가 선진국에 비해 느슨하고 관리가 부실해 안전성을 신뢰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신상철 범대위 공동위원장은 "국내에는 SRF가 배출하는 미세먼지, 악취, 다이옥신 등 요인들에 대해 제대로 된 측정 기준조차 마련돼 있지 않은 등 규제가 허술하다"며 "주민 목숨을 담보로 한 발전소 가동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신위원장은 또 "난방공사는 단위별·일정기간동안 '위해요소' 배출 검사를 하지 않고 스스로 정한 시간에 단편적으로 측정한 결과를 '객관적인 검사치'라고 설명하고 있다"며 "이는 위기모면용 수치놀음이다"고 덧붙였다.

특히 범대위 측은 새로운 '위해요소' 배출검사 결과 공개와 함께 발전소 가동 여부를 묻는 주민 수용성 검사도 병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위원장은 "발전소 건립 당시에는 현재 혁신도시 이주민이 거의 없었다"며 "난방공사가 발전소를 가동하기 위해서는 현재 빛가람 혁신도시에서 거주하는 주민들의 의견을 묻는 수용성 검사, 다시 말해 주민 투표로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모르쇠…나주시 '답답'

나주시도 이같은 상황에 발전소 정상화에 난망하고 있다. 무엇보다 나주시와 난방공사로 사업 진행과 절차상 문제로 또 다른 갈등을 빚고 있었다. 이들 사이 논란은 한 두가지가 아니다.

먼저 지난 2009년 난방공사와 나주시 등 전남 지역 6개 시·군, 환경부는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 자원순환형 에너지도시 조성을 위한 폐기물에너지화사업 업무협력 합의서'를 체결했다. 하지만 난방공사는 2014년에는 광주시와 별도로 폐기물 처리 협약을 맺었다.

이에 나주시 측은 "당초 협약 위반이다"며 광주에서 배출된 폐기물 반입을 반대했다. 이와 함께 SRF의 처리 수준을 두고도 논란이다.

나주시 측은 수분율 10% 이하로 압축된 성형 SRF를 사용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반면 난방공사 측은 수분율 25% 이하의 비성형 SRF를 사용해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나주시는 지난 5월 말 난방공사를 상대로 제기한 '열병합발전소 가동금지 가처분'을 냈다. 그러나 법원은 신청을 기각했다.

이로 인해 나주시는 당장 난방공사로부터 행정심판, 행정소송, 손해배상 소송 등에서 불리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더욱이 나주시는 전남도를 비롯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등에 발전소 가동에 따른 민원 해결안을 요청했지만, 별다른 답변을 듣지 못하고 있다. 나주시의회의 특별위원회 구성을 기대했지만 원론적인 수준의 절차만 반복하고 있다.

나주시 관계자는 "주민들이 발전소 가동에 완강하게 반대하고 있는데다 난방공사 측이 당초 협약까지 어겼다"며 "충남 내포신도시의 사례처럼 정부가 양측의 대화가 단절된 상황을 인식하고 서둘러 대화 창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신종기 기자         신종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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