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한빛원전 6기중 5기가 동시에 정지되는 초유의 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현재 한빛 6기 중 절반인 3기(2∼4호기)가 정비 중인 가운데 내달초 종료 예정이던 3호기 정비가 9월로 지연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8월과 9월 1호기와 5호기 정비가 예정돼 있어 최악의 경우 원전 5기가 동시에 멈추는 사태까지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왔다.

19일 한빛원전민관합동조사단 등에 따르면 지난 5월부터 17차 계획예방정비 중인 한빛원전 3호기에서 격납건물 내부 철골구조물 간격이 기준치에 미달한 35곳이 확인됐다.

3호기는 지난 2011년 6월 13차 계획예방정비 중에도 내진간극 미확보 구간 5개소를 확인, 다음해 12월 14차 정비 중에 구조물을 절단해 내진간극을 확보했었다.

내진간극은 격납건물 내부에 건물의 보 역할을 하는 철골구조물이 지진으로 흔들리면서 내부철판 벽을 훼손할 것에 대비, 높이마다 최소 9.5㎜에서 최고 14㎜까지 일정 간격을 유지해야 한다. 지진의 충격으로 육중한 철골구조물이 격납건물 내부철판을 강타할 경우 두께 6㎜의 철판에 구멍을 낼 수도 있다. 철판 뒷면에는 두께 1.2m의 콘크리트가 버티고 있다. 방사능 유출을 막기 위해 기밀성을 유지해야 할 내부철판으로 구멍이 생기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번에 발견된 내진간극 미달부위는 전체 35곳 중 철골이 내부철판에 아예 맞닿아 측정치가 0㎜인 곳이 6곳이나 된다. 최소 기준치의 절반 수준인 5㎜ 이하도 14곳이나 발견됐다. 전체 내진간극 점검 대상이 190개소인 점을 감안하면 18.4%가 미달인 셈이다.

이에 한빛원전은 당초 예방정비 종료 시점을 8월8일로 연장했다.

하지만 아직 4호기 문제도 검사나 명확한 보수 범위가 군민들과 합의되지 않은 상황에서 보강재가 3,200개에 달하는 3호기 문제는 논의조차 못하고 있다. 만약 3호기 계획예방정비가 9월까지 지연될 경우 사태는 심각해진다.

한빛 4호기는 지난해 5월부터 1년 넘게 정비 중이고 2호기는 지난 16일 23차 계획예방정비를 시작했다. 1호기는 8월 24차, 5호기는 9월 12차 정비가 예정돼 있어 3호기 정비가 9월까지 완료되지 못하면 총 5기의 원전이 동시에 정지되는 최악의 상황이 우려되고 있다.

한빛원전 관계자는 "정부에서 발전사업자에 전력수급 관련 지시를 하면 한수원 본사 발전본부에서 계획예방정비 일정을 조절하는 등 대책을 강구해 전력 대란 등은 피할 것"이라며 "다만 계획예방정비 일정은 많이는 못 미루게 돼 있다"고 밝혔다.

        곽용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