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엊그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등의 선제 조치를 밝혔다. 노동당 전원회의를 통한 선언이다. 의미가 매우 큰 조치로 환영하지만 이에 대해 미국 등 국제사회가 여전히 의구심을 거두지 않고 있는 터라 이젠 북한의 진정성있는 변화가 필요하다.

북한이 공개한 노동당 전원회의 결정서를 보면 매우 파격적이다. 핵·경제 병진노선 대신 경제건설 총력 노선으로 가겠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북한의 노선을 완전히 바꾸는 셈이다. 한반도와 동북아 정치·외교·안보 지형에 변화의 전기가 마련된 셈이다.

문제는 이같은 선언이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에서 어떻게 논의되느냐다. 북한은 이번 선언으로 비핵화 의지를 보여주기는 했다. 그렇지만 미국 등 국제사회는 여전히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특히 '비핵화'에 대한 북·미간 간극을 어떻게 좁힐지 해법이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더욱이 북한은 결정서에서 '군축'을 언급하면서 과거처럼 핵군축 협상을 노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 신중론이 제기되는 이유다. 여기에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 해결의 전기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어떻게 나올지 우려도 여전하다.

그렇지만 이번 북한의 조치는 한반도와 동북아의 외교·안보 지형을 크게 바꿀 '빅 이슈'임이 분명하다. 북한의 조치에 대부분의 국가들이 환영 의사를 표하고 있다는 점에서 알 수 있다. 따라서 북의 조치가 진정한 한반도 평화로 이어지기 위해선 남북한과 미국은 물론, 주변국 모두가 진정성 있는 논의를 이어가야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