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의사결정권자인 단체장 공백기를 맞고 있는 전남 지자체들이 심각한 후유증을 앓고 있다.

각종 비리로 군수가 영어의 몸이 된 해남·무안·보성군이 대표적으로, 지역미래를 담보할 현안사업은 올 스톱됐고, 새로운 사업은 구상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피해가 고스란히 지역 주민들에게 전가되면서 6월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박철환 군수가 지난해 5월 공무원들의 인사평가를 조작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1년6월의 확정판결을 받아 직을 상실한 해남은 지역기반을 뒤흔들 만큼 중차대한 광주 군 공항 이전 유력후보지로 거론되지만 제대로 된 목소리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지역민들은 물론 주력 현안인 영암·해남관광레저형기업도시(솔라시도) 개발에 참여한 기업들에게도 최대 관심사이지만 논의 주체인 군수 부재로 눈치만 보는 형국이다.

솔라시도의 경우 최근 스마트시티로 개발계획을 변경키로 하는 등 10여년 만에 사업 본격화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는 상황에서 군 공항 이전은 사업포기 선고나 다름없어 관련 기업들은 전전긍긍 하고 있다.

전남도가 해남군 산이면 영산강 간척지 농업회사 부지에 사육두수 1만마리 규모의 한우단지를 조성하려던 계획도 전면 중단됐다.

이 사업은 총 713ha(200만평)부지에 483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단일 단지로서는 국내 최대 규모로, 대중국 수출 등 지역 한우산업의 전진기지가 될 것이란 기대를 받았다.

지난 2016년 해당 부지에 임대계약을 맺고 있던 5곳의 농업법인이 사업변경 의사를 나타냈고, 정부의 간척지 종합계획 반영도 협의를 마치는 등 애초 지난해 착공 계획을 세웠지만, 역시 최종 의사결정권자의 부재로 흐지부지 된 상태다.

김철주 군수가 관급공사 비리 등 혐의로 구속돼 항소심에서 징역 2년6월을 선고받은 무안군도 군정 공백이 지속되고 있다.

무안공항 등과 연계된 주력 현안이지만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항공계열 특성화고 설립은 대표적이다.

전남도교육청은 폐교된 구 현경고등학교에 항공관련 특성화고인 가칭 무안 항공고를 설립키로 하고 지난해 무안군과 공감대를 이뤘다. 도교육청은 항공고를 설립, 무안공항 활성화에 대비한 항공정비 등 관련 학과를 운영한다는 계획이었다.

도교육청은 현경고를 활용해 예산을 절감하고, 무안군은 관내에 항공계열 특성화고를 설립, 지역 핵심 산업과 연계한다는 복안이었다.

이후 도교육청과 무안군은 격납고와 비행기 기체 등 최소 100억원 이상이 소요되는 학교 설립비를 50대50으로 분담키로 했지만, 무안군이 군수 부재를 이유로 결단을 내리지 못하면서 애초 계획한 2019년 개교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최근 인도네시아 항공 자회사 등과 맺은 항공정비단지(MRO)조성 투자협약도 부지 등 지원 사항에 대한 가닥을 추리지 못하면서 투자자 측의 국내법인 설립 등 실질 투자에 물음표가 붙고 있다.

여기에 해남과 마찬가지로 광주 군 공항 이전 계획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고, 슬럼화가 심각한 무안읍 5일시장 주변 정비 등 다급한 지역개발 사업들도 답보를 거듭하고 있다.

이용부 군수가 관급공사 발주와 관련, 2억7,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영어의 몸이 된 보성군도 다르지 않다.

항공레저 테마파크 조성사업과 영천 차산업 활성화 정비사업, 해안권 발전거점 시범사업 지정 등 굵직한 현안들을 추스르지 못하고 있다.

항공레저 테마파크사업은 이 군수의 공약으로 애초 400억원을 들여 조성면 간척지 일대에 조성될 예정이었지만, 용역과정에서 사업비가 90억원으로 줄어든 데 이어 투자자 모집도 여의치 않아 전면 중단된 상태다.

지역정가 관계자는 "비리에 연루돼 단체장이 중도 탈락한 지자체들마다 지역개발 사업은 물론 공직자들의 복지부동 등 행정은 사실상 마비된다"며 "피해가 고스란히 지역주민들에게 돌아가는 만큼 폐해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지방선거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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