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 내 병원들이 주폭들과 난동 부리는 시민들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병원 치료가 맘에 들지 않는다며 소란을 피우는가 하면 직원이 자신의 요구를 무시한다는 이유로 직원들에게 염산을 끼얹는 일까지 발생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18일 광주지역 일선 병원들에 따르면 응급실을 운영하는 관내 21곳의 병원들이 병원내 소란, 폭력 행위로 인해 자체적으로 청원경찰을 동원해 병원 출입을 통제 하고는 있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일선 병원들은 병원내 소란, 폭력 행위 등은 다른 위중한 환자진료 방해와 더불어 이미지 손상까지 영향을 끼치는 만큼 사법 당국의 엄격한 처벌과 관련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광주 북부경찰은 최근 치료를 똑바로 안해준다는 이유로 병원 응급실에서 소란을 피운 유 모씨(54)를 입건했다.
유씨는 지난달 28일 오후 7시 50분께 북구 두암동 한 응급실에서 119구급대에 의해 후송돼 치료를 받던 도중 "치료를 똑바로 안하면서 비용을 받으려고 하냐"며 응급실 앞에서 드러누워 소란을 피운 혐의(업무방해)다. 조사결과 유씨는 과거에도 술에 취하면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고 수차례 치료비를 미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2월 13일엔 병원에 재입원 시켜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병원 직원들에게 염산을 뿌린 임 모씨(33)가 구속됐다.
임씨는 지난 2월 11일 오후 12시 7분께 북구 각화동 한 병원 1층에서 재입원을 거부당한것에 앙심을 품고 원무과장 서 모씨(42) 등 직원 3명을 향해 미리 준비한 염산을 뿌린 혐의(특수상해)다. 임씨가 뿌린 염산은 저농도 화장실 청소용 염산으로 다행히 큰 피해로는 이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11일엔 광산구 신가동 한 병원 응급실에서 휘발유통을 들고 찾아가 "불을 지르겠다"고 협박하는 등 네차례에 걸쳐 상습적으로 행패를 부린 박 모씨(48)가 구속됐다.
박씨는 속옷만 입은 채 응급실을 배회하며 소란을 부리다 이를 제지하던 의료진에게 욕설과 폭력까지 행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씨는 조현병을 앓고 있으며 우울증 치료약을 복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방문객들의 난동과 소란이 이어지자 일부 대형 병원들은 청원경찰을 배치해 자체적으로 대처하고 있지만 응급실 난동을 완전히 통제 시키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광주 한 대학병원에 근무하는 보안팀장은 "일주일에 평균 6~7건의 응급실 난동 사건이 발생한다"며 "밤에 술을 마시고 들어오는 환자, 진료비·진료순서에 불만을 품고 항의하는 난동자들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폭언과 소란을 일삼는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지난해 5월 진료중인 의료인과 의료 종사자, 치료를 받는 환자 모두에게 폭행이나 협박이 발생하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지는 '의료인 폭행방지법'이 통과 됐지만 앙심을 품은 환자나 보호자에게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는 의료인들을 완전히 보호하지는 못하고 있다.
광주시의사회 유병전 공보이사는 "의사가 안심하고 진료에만 전념할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대책이 필요하다"며 "병원이라는 장소 특성상 환자의 생명과 안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가해자들에 대한 엄격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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