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자치란 ‘주민이 스스로의 의사와 책임으로 지역의 일을 결정하며 집행하고 책임지는 제도’를 뜻한다.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농경사회에 적합한 공동조직을 만들어 서로 협동하면서 마을의 일을 스스로 해결해 왔다. ‘두레’나‘품앗이’등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세월이 흐르고 오늘날에 와서는 지방자치라는 이름으로 정착되기에 이르렀고 그 중심에 주민자치위원회가 들어서게 된다.
주민자치위원회는 지난 1999년 읍면동 주민자치센터와 함께 주민들로 구성된 마을조직이다. 조직 구성 초기에는 공동체 의식과 자치 능력이 결여되다 보니 행정기관 주도로 운영되었던 게 사실이고, 위원회 기능 역시 문화여가 프로그램 운영에 머물렀었다. 마을의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하는 자치기능이 부족했던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에서는 행정의 의사결정 및 집행에 대한 주민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 2013년부터 읍면동에 기존의 주민자치센터의 기능을 강화한 주민자치회를 운영하기에 이른다. 전국적으로 31개 주민자치센터에서 주민자치회 시범운영에 들어갔고, 우리 구는 금호1동과 풍암동이 2015년 시범동으로 지정, 운영중에 있다. 이와 함께 광주시에서도 지난 2016년 자치구별로 1개 동씩‘광주다운 주민자치센터’모델 사업 추진에 들어갔고, 우리 구는 금호2동이 선정, 운영중에 있다.

주민 스스로 마을문제 해결

‘광주다운 주민자치센터’는 광주공동체 구현의 거점으로서 주민자치센터의 기능적 전환과 확장을 목적으로 한다. 민선6기 들어 우리 구에서는“함께하는 주민자치 살맛나는 으뜸서구”를 캐치 프레이즈로 내걸고 지역민들과 함께 많은 땀을 흘려왔다.
주민자치센터 활성화를 위해 센터 운영실태를 분석하여 주민자치 활성화를 위한 로드맵을 구축하였고,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 운영 개선을 위해 프로그램 수강료징수 관리를 일원화함은 물론, 주민자치센터를 365일 상시 개방하여 직장인과 어린이들을 위한 야간·주말 프로그램을 운영중에 있다. 또, 대표성 있는 주민자치위원회 구성을 위해 임기만료 위원에 대한 재위촉 심의기준을 강화하고, 위원 공개모집 및 여성위원 위촉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왔다.
그 결과 3년 전에 비해 공개모집 인원은 30.8%, 여성위원은 5.6%가 증가하여 현재 공개모집 위원은 159명, 여성위원은 147명에 이른다. 이와 함께 마을 주민들의 자치의식 함양을 위해 매년 마을리더 자치역량 강화 워크숍 및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올해는 마을리더를 대상으로 맞춤형 주민자치 아카데미도 개최할 예정이다. 그런 노력의 결과 주민들의 자치의식은 눈에 띄게 높아가고 있으며, 마을의 문제를 스스로 찾아 해결하는 모습들이 지역사회 곳곳에서 엿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노점상 문제 해결, 한쪽 주차제 운영, 공휴지 주차장 조성, 자율 청결활동, 민속행사 재현 등 마을자치 활동이 주민주도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그러한 변화의 모습들은 대내외적으로도 호평과 함께 많은 인정을 받고 있다.
‘2015 전국 주민자치박람회’에서 지역활성화 분야에 화정1동이 선정되었고, 2016년에는 주민자치분야에 치평동과 풍암동, 지역활성화 분야에 화정1동 그리고 평생학습분야에서는 화정4동이 선정되는 등 전국에서 가장 많은 우수사례 지역으로 남게됐다. 그러한 성과에 힘입어 우리 구는 지난 5월 금호1동, 금호2동, 풍암동 주민자치회와 위수탁 협약을 체결하고, 주민생활과 직결된 주민자치센터 운영, 청소관리, 공원관리, 광고물관리 등 4개 사무를 주민자치회가 직접 수행토록 하고 있다.
지방자치제가 시행된 지 20여년 동안 권한과 책임이 부여되지 않아 생활자치 활성화에 한계가 있었던게 사실이다. 하지만 주민자치회 시행으로 이제는 주민들 스스로가 마을문제를 진단하고 해결함으로써 실질적인 생활자치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생활자치 구현 역량 키워야

물론, 앞으로의 과제 또한 적지는 않다. 자치위원은 물론, 마을 주민들의 자치의식 제고 및 공용주차장, 공원관리 등 수익사업 발굴에도 노력이 필요하다. 또, 지역 내 시민사회단체와 자생단체 그리고 마을활동가 등 인적 네트워크도 강화해야 한다. ‘줄탁동시’라는 말처럼 진정한 생활자치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행정적 지원과 주민 역량을 키우는 안팎의 노력이 지속되어야 할 것이다.


이재인 광주시 서구 주민자치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