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의회, 군수 의회 의결 거치지 않고 인수인계서 작성

영암군이 최근 해체된 삼호중공업의 현대코끼리씨름단을 인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사업 추진의 당위성 등의 문제를 놓고 주민들과 군의회가 이를 반대하고 나서면서 잡음이 일고 있다.
더구나 업무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조례에 따라 군의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았다는 문제까지 제기되면서 집행부와 의회 간의 갈등에 대한 골이 깊어질 전망이다.
9일 영암군에 따르면 씨름단 창단을 통해 지역 농·특산품과 관광 상품의 브랜드 파워 향상을 근거로 현대코끼리씨름단 11명을 인수해 내년 1월 영암씨름단(가칭)을 창단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면서 영암군의회 일부의원들과 지역민들은 씨름부 창단의 당위성 부족과 절차상의 문제를 주장하며 반대 하고있어 사업추진에 난항이 예고된다.
주민들은 영암군이 연간 15억~2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씨름부를 운영하기에는 재정자립도가 열악하다면서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는 연매출 4조원에 달하는 현대 삼호중공업도 조선 산업이 위기를 맞으면서 씨름부의 해체를 결정했는데 연간 4,000 억원의 예산이 편성된 영암군이 사업을 이끌어가기에 역부족이라는 이유다.
여기에 주민들은 “전남에서 유일하게 씨름부를 운영해온 여수시도 운영에 대한 소득이 없다는 이유로 몇 년 전 씨름부를 해체했다”며 “재정자립도가 높은 시단위도 포기하는 씨름부 운영을 군단위 지자체가 운영하기에도 버거울 것”이라며 재검토를 주장했다.
영암군의회 또한 현대코끼리 씨름단 인수를 놓고 다양한 문제가 제기됐다.
영암군의회 김 모 의원은 최근 열린 제243회임시회 군정질의에서 “전동평 군수의 독단적으로 추진한 현대코끼리씨름단 인수인계서는 무효”라고 꼬집었다.
김 모 의원은 영암군 업무제휴와 협약에 관한 조례 제5조2항을 놓고 전 군수의 인수인계서 체결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김 모의원은 “군수는 업무제휴 협약을 할 경우 군 의회 의결을 받도록 조례에 명시돼 있다”며 “전 군수 임의로 씨름부 인수인계서에 서명한 뒤 전화로 의원들의 동의를 구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전 군수는 씨름부 창단으로 영암군과 농산물의 홍보 효과를 주장하고 있지만 비 인기종목으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정말로 홍보를 원한다면 효과 있는 다른 방법을 택하자”고 밝혔다.
이에 대해 영암군 관계자는 “군민과 의회의 협조 없이는 창단까지 어려움이 예상된다”며“군조례제정, 예산편성 등 의회의 협조를 얻어 하나씩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영암= 최복섭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