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소속 공무원 참여 독려 공문 발송
5개 자치구엔 단체 입장권 수만장 할당도

광주시가 14일 ‘2015광주하계U대회 성공개최 1주년 기념행사’를 앞두고 공무원을 강제 동원하는 공문을 시청 각 실·과 직원들에게 내려 보내 논란이 커지고 있다. 행사인원 확보를 위해 시는 자치구별 자생단체 회원 등 시민들까지 강제동원 하는 등 구태 행정의 전형이란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더욱이, 이런 사실이 외부로 알려질 경우 논란이 확산될 것을 우려, 일선 자치구 공문엔 ‘공무원 자율 참여’라는 문구를 삽입해 관제인 동원에 전형적인 물타기 수법이라는 지적이다.
12일 광주시와 5개 구청에 따르면 시는 오는 14일 광주월드컵 경기장서 ‘광주하계U대회 성공개최 1주년 기념행사’를 앞두고, 지난 4일 행사 종합 추진계획서를 시 내부와 5개 자치구에 하달했다.
추진계획서엔 업무 공백을 최소화 하기 위한 필수 인원을 제외한 모든 공무원이 참여토록 명시돼 있다. 공무원 참여공문에 따라 140여명이 행사에 참여키로 했다. 시청내에서 근무하는 전체 직원 중 약 10%에 해당하는 숫자가 이번 행사에 관제인으로 동원된 셈이다.
자치구는 직원 자율 참여를 명시한 대신 행사 당일 시민 4만여명을 동원 목표로 세웠다. 이에 따라 ▲동구(2,600장) ▲서구(1만5,000장) ▲남구(5,300장) ▲북구(4,300장) ▲광산구(3,600장) 등에 입장권을 할당·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시 산하단체 역시, 관제인 동원령이 떨어졌다.
시 체육회에 관제인 모집에 티켓 7,000장이 뿌려졌고, 서포터즈(15개 대학 및 봉사자) 2,500장, 일선 자치구 동과 국민운동 3단체(새마을회, 바르게살기, 자유총연맹)에 9,700장 등 총 5만매에 달하는 티켓이 배포됐다.
하지만, 시의 관제인 동원 행위는 U대회 성공개최에 대한 성과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로 간주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공무원은 “행사때마다 반복되는 동원령에 일부 공무원들은 무감각해진 상황이다”며 “근무시간에 자리를 비워 행사일정이 부담스럽긴 하지만 조직 특성상 이를 거부할 경우 인사상 불이익이 생길까봐 행사에 참여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시민들의 비난도 쇄도하고 있다.
동림동 주민 A씨는 “이번 행사 목적이 시민을 위한 것이라면 관람객 동원 행태는 분명 잘못된 것이다”며 “시 산하단체까지 나서 일은 하지 않고 시민들을 끌어 모으는 것이 제대로 된 행정인지 묻고 싶다”고 꼬집었다.
시 관계자는 “처음 공문을 전달할 때 전원 참여라는 문구가 직원들 사이에서 논란이 돼 나중에 이 부분을 수정해 자유롭게 참여하도록 유도했다”며 “별도의 공문을 따로 만들어 하달 하진 않았지만 내부망을 활용해 바뀐 내용을 전달한 만큼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자치구에 입장권을 할당 한 것은 개인정보보호 문제로 U대회때 도움을 주신 분들에게 연락하기 어려워 업무 분담 차원서 이뤄진 것이다”며 “지역 입장권 수가 다른 것은 지역별 교통상황을 고려한 배려 차원이었다”고 해명했다.

        심진석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