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는 정당, 제약하는 것 부당행위”
차100만대 등 시정현안 우려 목소리도

< ‘전공노 가입투표 허용’ 윤 시장 속내는?>

광주시가 노조의 비합법단체인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 가입여부를 묻는 투표를 사실상 허용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행정자치부의 원천금지 등 초강경 방침에도 광주시가 투표허용으로 기운 것은 윤장현 시장만의 독특한 색깔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시민시장이라는 타이틀, 인권과 소통을 강조해온 그의 이미지와 투표 원천봉쇄는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윤 시장은 8일 실·과장을 긴급 소집한 자리에서 시 노조의 전공노 가입투표에 대해 입을 뗐다.
복잡한 속내가 담긴 발언 곳곳에서 묻어 나왔다. 본청은 물론 직속기관, 사업소 등 70여명을 긴급 부른 극히 이례적인 자리에서다.
그는 변호사, 노무사, 교수 등의 자문을 받은 결과를 소개하면서 업무시간 외 투표행위를 정당한 활동이고 이를 제약하는 것이 부당노동행위라는 점을 언급했다.
지난 2014년 1월 광주시 인권옴부즈맨이 노조의 전공노 가입추진을 방해한 광주시의 행위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결정과 민선 5기 강운태 시장 재임시절 때 전공노 가입투표를 허용한 사례도 언급했다. 법과 과거의 사례를 들며 투표허용의 정당성과 불가피성을 완곡하게 설명한 셈이다.
그는 투표허용과 동시에 참석 간부에게는 직원을 잘 설득하라는 의미의 발언도 했다.
윤 시장은 “시정이 도약해야 할 시점에서 노조의 전공노 가입투표라는 문제에 부딪혀 안타깝다”며 “직원들이 현명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간부들이 적극 소통해주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조합원 설득이라는 무거운 짐을 중간간부에게 떠넘겼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투표율 미달로 전공노 가입이 부결된 2010년과 2014년 사례를 떠오르게 하는 대목이다.
투표장 설치부터 투표독려 등 단순투표자도 징계를 천명하는 등 초강경 모드로 들어선 정부를 의식한 발언도 눈에 띄었다.
윤 시장은 “또 ‘광주인가’라는 시각과 시정현안에 대한 우려·걱정의 목소리가 크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도 말했다.
전국 17개 광역지자체 중 처음으로 광주시가 전공노 가입을 추진한 것에 대한 의미로 보인다.
광주시는 민선 6기 최대현안인 자동차100만대 생산기지 조성사업과 관련해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11월 보완결정 뒤 수정계획서를 제출한 상태에서 이번 전공노 가입 건은 광주시로서는 여간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번 전공노 가입시도와 맞물려 불거진 성과상여금 무력화 시도에는 투표허용과는 달리 ‘엄정하게 대처하라”며 강경입장을 드러냈다.
성과금 지급방법, 시기 등을 물은 설문조사 자체를 노조가 아예 거부하고 조작을 지시한 것에 대해 단체장 권위에 도전하고 행정을 무력화한 사례로 보는 듯하다.
광주시 한 공무원은 “각기 다른 생각을 하는 정부, 노조, 시 사이에서 앓는 소리도 하고, 강경한 목소리도 내고 도무지 종잡기가 힘들다”며 피해를 본 애꿎은 공무원만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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