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년간 1,410건·올해 777건 발생
피해자 보호시설 예산 4억6천만 ‘찔끔’

광주 지역에서 발생하는 가정폭력 건수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가정폭력 피해자 구제를 위한 자치단체의 노력은 형식적인 수준에 그쳐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일 광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3년간(2012~2014년 기준) 광주지역에서는 1,410건의 가정폭력이 발생했다. 올해 들어(2015년 10월 기준)서도 벌써 777건의 폭력사건이 접수됐다.
가정폭력 사범으로 검거된 인원도 크게 늘어 2012년 281명을 시작으로 ▲2013년 514건 ▲2014년 632건 ▲2015년 864건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이 기간 중 구속된 인원은 총 23명에 달했다.
가정폭력은 일반 폭행과 달리 가정을 송두리째 파괴하기도 한다.
실제 지난 1일 남구 주월동 한 주택에서 가정폭력의 가해자로 가족들과 떨어져 생활하던 이모씨(63)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경찰은 평소 의처증으로 인한 가정폭력의 가해자였던 이씨가 자신을 피해 집을 떠난 가족들을 그리워하다 우울증과 지병을 비관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 11월에는 서구 화정동에서 부부싸움을 하던 양모씨(60)가 폭행을 피해 안방으로 달아나 방문을 걸어 잠근 아내에게 가기 위해 5층 아파트 베란다 난간에 매달렸다가 떨어져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다.
이처럼 가정폭력은 피해자뿐 아니라 가해자에게까지 큰 상처를 남기지만 자치단체의 노력은 형식에 그치고 있다.
특히 가정폭력범죄의 특성상 가족 간 격리를 위한 시설마련이 절실함에도 광주시에서 관리·지원 중인 가정폭력 피해자 보호시설은 남구2개 서구2개 뿐이고 특히 연 평균 수용인구는 70여명 안팎에 불과하다.
관련 예산 역시 4억6,000만원(국비 3억3,600만원·구비1억2,400만원)으로 가정폭력 피해자 수 대비 크게 낮은 수준이다.
더욱이 가정폭력으로 이혼 등 가정의 분리가 진행될 경우 피해여성들의 경제적 독립이 시급하지만 광주시에서 운영 중인 가정폭력 지원 프로그램은 피해자 치료 회복 프로그램, 가해자 교정 치료 프로그램 등 주로 상담 수준에 그치고 있어 효과적인 도움을 주지는 못하고 있다.
‘직업 훈련’과 같은 실질적인 도우미 프로그램 역시 참여자가 20여명 안팎으로 저조해 시가 펼치고 있는 가정폭력 피해자 지원책은 사실상 흉내 내기에 급급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경찰관계자는 “가정폭력은 사회의 근간이 되는 가정이 뿌리째 흔들리는 가장 우려스러운 범죄다”며 “가정폭력이 가정의 해체로 이어지는 점을 고려해 법적 처벌 보다는 여성과 가족들이 생활할 수 있는 시설확충, 경제적 독립을 위한 교육프로그램 등 현실적인 대안 마련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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